[Dr.이은봉의 의학 연구 다이제스트] 뇌에 무리 주지 않는 ‘적당한 음주’의 기준? “하루에 소주 딱 한 잔”

이은봉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2021. 1. 28. 03:0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은봉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알코올 중독은 건강에 명확히 나쁘지만, 음주를 적당히 할 경우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다소 논란이 있다. ‘프렌치 패러독스’라고, 적당한 음주는 심장병 위험을 오히려 줄여준다는 연구도 있었다.

얼마 전 적당한 음주를 장기간에 걸쳐 하는 경우, 치매 주 증상인 인지 기능 저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한 논문이 영국의학회지에 실렸다. 연구는 영국인 550명을 대상으로 알코올 섭취 정도를 30년간 관찰 기록했다. 치매와 직접 관련된 뇌 해마 부위의 위축 정도를 MRI(자기 공명 영상) 검사로 객관성 있게 측정했고, 인지 기능 변화도 조사했다. 연구 시작 때 대상자들 평균 나이는 43세였고, 남자가 약 80%였다.

연구 결과 알코올 섭취가 많을수록 뇌 해마 위축이 심했다. 일주일에 30유니트(1유니트는 맥주 250cc 또는 소주 한 잔)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경우 금주 그룹보다 뇌 해마 위축 정도가 5.8배 높았다. 일주일에 20유니트 정도만 음주해도 3.4배 높았다. 일주일에 7유니트(소주 7잔에 해당) 이하로만 음주하는 경우는 금주한 경우와 유사한 정도의 변화를 보였다. 인지 기능인 어휘 구사력은 알코올 섭취량에 비례해서 나빠졌다.

알코올 및 알코올의 대사물은 직접적인 신경 독성이 있다. 이 외에 티아민·엽산 부족, 간 손상 등 다양한 요인이 뇌 해마를 위축시킬 수 있다. 인생에 알코올이 특히 해로운 시기가 세 번 있다. 엄마 배 속 태아기, 청소년기 그리고 65세 이후 노인기다. 치매 없는 건강한 노년 삶을 원하면, 술은 매일 한 잔 이하로 마시는 게 안전하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