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즈·클레멘스·실링 MLB 명예의 전당 탈락

김상윤 기자 2021. 1. 2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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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전원 헌액기준 75% 못넘겨

배리 본즈(57), 로저 클레멘스(59), 커트 실링(55).

야구 팬이라면 누구나 알 만한 메이저리그(MLB) 은퇴 선수들이지만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또 물먹었다. 본즈와 클레멘스는 현역 시절 약물 복용, 실링은 은퇴 후 망언 때문으로 보인다.

MLB닷컴과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는 27일 2021 MLB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후보 25명(기존 14명·신규 11명) 모두 득표율이 헌액 커트라인인 75%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투표인단 401명 중 14명이 아무도 추천을 하지 않았는데, 이는 역대 가장 많은 ‘백지 투표’다.

실링이 71.1%(285표)로 유일하게 70%를 넘었을 뿐, 본즈(61.8%·248표)와 클레멘스(61.6%·247표)는 60% 초반에 머물렀다. 명예의 전당 후보는 최대 10번까지 투표 대상자가 될 수 있다. 셋 모두 이번이 9번째여서 단 한 번의 기회만 남겨놓게 됐다.

MLB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단 한 명도 헌액 기준을 넘지 못한 건 2013년 이후 8년 만이다. 2013년에는 베테랑위원회 심사를 통해 파울 볼 규칙을 제안해 현대 야구의 기틀을 다진 전직 심판 행크 오데이, 별볼일 없던 뉴욕 양키스를 세계 최고 명문 팀으로 올려놓은 전 구단주 제이컵 루퍼트 등이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MLB닷컴은 ”코로나 사태로 미뤄진 베테랑위원회가 올해 안에 열리지 않는다면 51년 만에 명예의 전당 멤버가 추가되지 않는 것”이라고 전했다.

본즈와 클레멘스, 실링은 성적만 보면 명예의 전당 자격이 충분하다. 본즈는 MLB 통산 홈런 1위(762개), 볼넷 1위(2558개)이며 리그 최우수선수(MVP)로 7번 뽑혔다. 그러나 그는 약물 복용 사실이 선수 생활 후반부에 언론 보도로 드러나면서 빅리그를 대표하는 거포에서 1990년대 ‘약물 시대’를 상징하는 선수로 추락했다. 클레멘스도 다승 9위(354승), 탈삼진 3위(4672개)에 올라 있으며 사이영상을 7번 받았으나 은퇴 무렵 약물 복용 사실이 알려졌다.

실링은 자신의 우상이던 클레멘스가 약물 의혹에 휩싸였을 때 “사이영상을 반납하라”고 비판했던 선수다. 6차례 올스타로 뽑힌 실링은 약물 문제에선 자유로웠으나 거친 입이 문제였다. 공화당 극렬 지지자인 그는 은퇴 후 무슬림을 나치에 빗대 비난하거나 성소수자를 조롱하고, 진화론을 부정하며 기자와 언쟁을 벌였다. 최근엔 미국 의회를 점거한 폭도를 옹호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본즈와 클레멘스는 곧바로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실링은 탈락 사실이 공개되자 곧바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선수에 대해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베테랑위원회에 맡기겠다. 내년에는 후보에서 제외시켜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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