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윤 기자의 싱글노트]트럼프도, 부장님도.. 피날레는 '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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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0일(현지 시간) 미국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떠나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비행기 뒤꽁무니를 잊을 수 없다.
기지에 깔아둔 이별의 노래는 비행기 기장과 1초 단위까지 예행연습을 한 듯 완벽한 연출을 보여줬다.
'내가 산전수전 다 겪고 누릴 만큼 누렸는데 후회도 좀 있지만 별거 아냐' 하는 가사의 정점은 '제일 중요한 건 내 방식대로 살아 젖혔다는 것'이란 후렴구.
펑크록 버전도 간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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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 Frank Sinatra 'My Way'(1969년)
그 노래, 프랭크 시내트라의 ‘My Way’(사진)는 인류 역사상 가장 극적인 곡이다. 캔자스주의 농장 풍경이 떠오르는 목가적 분산화음으로 출발해 결국엔 헤비메탈 뺨치는 관현악 크레셴도가 스피커를 집어삼키는 노래. 베수비오 화산처럼 끓어오른 포화가 잠잠해지며 저 담대한 리타르단도가 피날레를 장식하는 것이다.
‘Yes, it was my way∼’
원곡은 프랑스 가수 클로드 프랑수아가 1967년 발표한 샹송 ‘Comme D‘Habitude’다. ‘Diana’로 유명한 가수 폴 앵카가 프랑스에서 휴가를 즐기다 우연히 듣고 반했다. 귀국 후 시내트라와 밥 먹을 일이 생겼다.
“나 이제 연예계 생활이 지긋지긋해. 은퇴도 생각 중….”
이런 시내트라의 말을 듣고 그를 위한 최고의 피날레를 만들어주겠다는 일념에 앵카는 새벽잠 반납하며 ‘Comme D’Habitude’를 ‘My Way’로 개사했다. 그래서 노래는 ‘이제 끝이 다가오네/마지막 커튼 앞에 섰지’로 시작하는 것이다.
‘내가 산전수전 다 겪고 누릴 만큼 누렸는데 후회도 좀 있지만 별거 아냐’ 하는 가사의 정점은 ‘제일 중요한 건 내 방식대로 살아 젖혔다는 것’이란 후렴구. 이것은 힙합으로 쳐도 플렉스(flex·자기과시)의 지평선 너머다.
이 대목에서 오래전 회식날 부장님이 떠오르는 것은 조금 아이러니다. 2차로 간 노래방에서 바지춤에 왼손을 꽂아 넣은 채 ‘My Way’를 열창하던 임의 경건한 모습에 부원들은 너무 집중한 나머지 간주 점프 버튼조차 누를 용기가 없었다.
펑크록 버전도 간과할 수 없다. 영국 밴드 ‘섹스 피스톨스’의 시드 비셔스가 영화 ‘위대한 로큰롤 사기’(1980년)에서 연기한 명장면. 품이 큰 정장을 입고 ‘every highway∼’를 하품하듯 부르던 비셔스는 결국 객석에 총을 난사한다. 이 엽기적 결말은 훗날 ‘시드 앤드 낸시’(1986년)에서 게리 올드먼이 더욱 충격적으로 재현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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