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상간 통화하면서 '서해공정'..中에 따질 건 따져야

2021. 1. 28. 00:1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6일 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전화통화는 시점과 내용 면에서 따져봐야 할 대목이 적지 않다.

문 대통령은 북핵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당부했고, 시 주석은 "비핵화 실현은 양국 공동이익에 부합한다"고 화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측은 비핵화와 시 주석 방한은 언급하지 않은 채, 양국의 동반자 협력 관계와 문 대통령의 중국 칭찬 발언을 중점 부각시켰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6일 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전화통화는 시점과 내용 면에서 따져봐야 할 대목이 적지 않다. 발표 내용부터 청와대와 중국 측이 달랐다. 청와대 브리핑은 시 주석의 방한과 비핵화 논의가 주요 내용이었다. 문 대통령은 북핵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을 당부했고, 시 주석은 “비핵화 실현은 양국 공동이익에 부합한다”고 화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측은 비핵화와 시 주석 방한은 언급하지 않은 채, 양국의 동반자 협력 관계와 문 대통령의 중국 칭찬 발언을 중점 부각시켰다. 전형적인 ‘동상이몽’이다.

집요한 사드 보복 등 양국 간 현안들이 수두룩한 상황에서 두 정상이 소통하는 것 자체는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정상 통화의 발표내용이 이렇게 다르면, 한국 정부가 또 헛물을 켠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번 정상통화에서 중국이 노리는 목적은 명확하다. 시점부터 그렇다. 조만간 이뤄질 한·미 정상 간 통화에 앞서 민감한 시기에 성사됐다는 점이다. 더구나 이번 통화는 시 주석 요청으로 이뤄졌다.

시 주석의 메시지는 미국 바이든 정부가 동맹국들과 협력해 중국을 압박하려는 정책에 한국이 동참하지 말라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중국의 한·미 동맹 갈라치기 전략이란 분석마저 나온다. 그런 마당에 “중국의 지위와 영향력은 날로 강해졌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은 납득하기 어렵다.

문 대통령이 시 주석의 방한에 매달리는 듯한 모양새도 적절치 못하다. 우리 정부는 2019년 초부터 시 주석의 방한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그러나 중국은 시 주석 방한을 외교카드로 활용해온 인상이 짙다. 특히 미국을 견제할 필요가 있을 때 그랬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중국이 믿을 수 있는 파트너인지도 짚어봐야 한다. 소통·협력을 외치면서도 5년 가까이 끌어온 한한령(限韓令)을 풀지 않고 있다. 툭하면 한국의 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했다. 최근엔 중국 군함들이 백령도 인근 40㎞ 해역까지 들어왔다. 서해를 내해(內海)화하려는 이른바 ‘서해공정’에 노골적으로 나선 것이다. 중국의 이런 이중성에 휘둘려 자칫 한·미 동맹에 금이 가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중국에 대해선 할 말을 하고 따질 것은 따지는, 분명한 외교원칙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

경제지 네이버 구독 첫 400만, 한국경제 받아보세요
한경 고품격 뉴스레터, 원클릭으로 구독하세요
한국경제신문과 WSJ, 모바일한경으로 보세요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