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취향' 존중해야 버는 요즘 코스피

고준혁 2021. 1. 2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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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5거래일 중 10일 순매수..하방 지지 역할 '톡톡'
"유행 종목 집중 매수 특징에 최근 모멘텀 팩터 강세"
삼성전자 보통+우선주 10兆 매수..전체 56.7%
매수 강도 세면서 펀더멘털 양호 및 소외株 추천
"대형주 선호, 하반기 공매도로 바뀔 수도..중소형株 주목"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외국인과 기관 수급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개인의 일관된 순매수에 대한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의 색깔이 모멘텀 장세로 변화한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 역시 ‘개인의 취향’과 관계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동학 개미의 투자 성향을 고려한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조언까지 나온다.

개인 막대한 자금, 하방 지지 역할

2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에서 개인은 올 초부터 이날까지 15거래일 중 10일을 순매수했다. 전체 규모는 18조7190억원이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주식을 사들인 날은 7일과 3일로 개인보다 적다. 이때까지 매도량이 더 많았는데, 각각 2조2918억원, 16조7501억원 주식을 팔았다.

특히 개인은 기관의 구조적 순매도를 받아내며 지수 하락 시 그 폭을 줄여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기관 중 하나인 연기금은 자산관리 측면에서 주식과 채권 등의 목표 비중을 맞춰야 하는데, 최근 주식이 오르고 채권이 내리는 과정에서 연일 코스피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같은 물량을 개인이 받아주지 않았다면 기관은 매도 호가를 더 낮출 수밖에 없고 이는 지수 낙폭 확대로 이어지게 된다. 코스피가 2.14% 하락한 26일 개인은 4조2050억원을 사들였는데 이같은 대규모 매수가 없었다면 낙폭이 컸을 거란 얘기다. 코스피 개인 사상 최대 순매수를 기록, 4조4921억원을 사들였던 11일도 코스피는 0.12% 하락에서 마감했다. 25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68조4844억원으로 올초부터 70조원 안팎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앞으로도 개인의 대규모 순매수는 예고된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단기 과열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한 만큼 언제든지 변동성 장세가 연출될 수 있지만, 개인의 막대한 자금이 대기하고 있어 낙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개인 새로운 것보다 확실한 것 선호…좇아가는 전략 유리”

하방 지지 역할 외 개인이 시장 색깔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익숙한 주식을 선호하는 개인이 늘어나고 있어, 주도주가 더 힘을 받는 모멘텀 장세가 나타난다는 관측이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종목군 다수를 골고루 매수하기보다는 최근 유행 종목을 집중적으로 매수하는 특징이 있는 개인으로, 최근 모멘텀 팩터의 강세가 뚜렷하다”며 “꾸준한 기관과 외국인의 수급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개인 수급 장세에 어울리는 시장 성향이 일관되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개인은 새로운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보다 확실한 것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역발상보다는 트렌드를 좇아가는 전략이 유리한 장세”라고 덧붙였다.

실제 올해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와 삼성전자우(005935)로 각각 8조9458억원, 1조6614억원으로 총 10조6072억원을 사들였다. 개인이 산 코스피 주식에서 56.7%를 차지한다. 이외 현대모비스(012330)(1조0118억원), 현대차(005380)(8366억원), SK하이닉스(000660)(6994억원), LG전자(066570)(6909억원), 셀트리온(068270)(6541억원), 기아차(000270)(6389억원) 등 유명 대기업 위주로 대거 순매수했다.

“개인 매수 강도 팩터, 고려해야”

이처럼 개인의 존재감은 갈수록 커가고 있어 이들의 매매 동향을 염두에 둔 각종 투자전략이 제시된다. 우선 개인 순매수 강도가 센 기업 중 실적 전망이 양호하면서도 주목받지 못했던 종목에 관심을 둬봄 직하다는 견해가 있다. 확실한 것을 꾸준히 좇는 개인 성향을 반영한 전략인 셈이다. 올해 개인 순매수 상위권에 있는 코스피 기업 중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면서 목표가와 주가의 괴리율이 큰 곳은 삼성전자(005930)와 현대모비스(012330), SK하이닉스(000660), 셀트리온(068270), KT&G(033780), POSCO(005490) 등이 있다.

설태현 DB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이 사들이는 종목 중 펀더멘털이 좋아서 오르는 게 아닌 오르니까 오르는 즉, 추세를 추종하는 종목도 많아 리스크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개인 순매수 대금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단 점에서 여전히 증시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전했다.

개인의 대형주 선호 현상에 기반을 둔 전략도 있다. 개인은 연초 이후 이날까지 대형주 15조1121억원, 중형주 7703억원, 소형주 3536억원 사들여 뚜렷한 취향을 보였다. 한대훈 연구원은 이같은 대형주 선호가 대형 우선주까지 뻗칠 가능성을 예상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하반기 공매도 재개가 대형주 위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개인이 중소형주에 눈을 돌릴 확률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전했다.

한 연구원은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운송과 IT가전, 철강, 자동차 업종의 중소형주가 단기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고준혁 (kotae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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