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포럼] 역지사지 정치
4년 전, 文 대통령과 대동소이
현실은 딴판, 분열·대립만 난무
상대방 배려하는 마음 아쉬워
지난주 조 바이든이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에 올랐다. ‘코로나19’라는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초유의 폭도 난입 사태로 이라크 파병군보다 많은 2만5000명의 주 방위군이 워싱턴DC 의회 의사당을 둘러싼 모습은 진풍경이었다. 민주주의 상징에서 졸지에 분열의 아이콘으로 전락한 의사당에서 그가 행한 취임연설의 키워드는 아이러니하게도 ‘통합’이었다. 취임사를 꼼꼼히 뜯어보면 한결같이 화해·포용의 정신과 맥이 닿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를 지지한 사람만이 아닌 지지하지 않은 사람들을 포함해 모든 미국인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얼마 전 ‘역지사지’란 단어가 정치권에 불려나왔다. “지금은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는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역지사지하는 자세를 가지라”고 촉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현직 대통령도 시간이 지나면 전직 대통령이 된다. 본인이 사면대상이 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대통령이나 여당 입장에서 보면 불쾌할 수 있다. 하지만 예로부터 상대방의 처지에서,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건 우리의 미덕이다. 이해득실만 앞세워 잇속만 챙기면 갈등이 불거질 것은 볼보듯 뻔하다.
독일의 사회철학자 칼 슈미트는 정치는 ‘적’과 ‘동지’를 구분하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했다. 정치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적이 필요하고, 그런 만큼 적을 이해하고 아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가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가는 민주주의의 꽃이라면 더더욱 적을 궤멸 대상으로 봐서는 안 된다.
현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건 각종 경제지표와 통계수치만 봐도 알 수 있다. 경제가 휘청대고, 나라 곳간이 텅텅 비어가는데도 ‘이상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니 한심할 따름이다. 일자리가 사라지는데도 “차츰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우기며 국정 폭주를 이어간다. 남의 말을 당최 듣지 않는 것은 가히 정치신공 수준이다. 이제라도 국정 책임자들은 ‘남 탓’보다는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김기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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