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 just talk (K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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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8개월 만에 전화 통화를 했다.
최대의 교역 상대국이자 중요한 이웃 국가인 중국과 정상 간 소통의 기회를 자주 갖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과거 문 대통령은 "중국은 큰 산, 한국은 작은 산" "한·중은 운명공동체"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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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ident Moon Jae-in had his first phone conversation in eight months with Chinese president Xi Jinping on Tuesday evening. We cannot find fault with our president’s communicating with his Chinese counterpart given China’s importance as our largest trade partner and a crucial neighbor in Northeast Asia. The problem is the timing of the talks — and the stealthy motives of China behind the phone conversation.
As the Blue House said, Moon is expected to have his first phone conversation with new U.S. President Joe Biden pretty soon. A first contact via phone with a new head of state carries diplomatic implications, and timing is important. The Moon-Xi phone conversation took place ahead of Moon’s scheduled phone conservation with the U.S. president after Seoul accepted Beijing’s demand for the phone conversation. Moreover, there were no urgent issues to be addressed between Seoul and Beijing, as a Blue House official branded the phone conversation a talk to “exchange New Year’s greetings.”
It doesn’t take a Henry Kissinger to guess what China sought to achieve through the phone conversation. In a virtual speech Monday to the World Economic Forum in Davos, Switzerland, Xi warned against the possibility of a world in division and confrontation, the return to a new Cold War. A day after the address, Xi chose to talk with Moon on the phone. We cannot shake the suspicion that the Chinese leader called Moon to warned against Korea joining the U.S.-led Indo-Pacific strategy to contain China’s rise. The evidence seems clear. Hong Kong’s South China Morning Post linked Xi’s call to the need for Beijing to thwart an anti-China alliance being pursued by the new U.S. administration.
China’s domestic press highlighted Moon’s remarks praising Xi’s accomplishments. Moon reportedly mentioned “China’s ever-growing global stature and influence” and “an important step China has taken to realize its goals for the second 100 years.” The “second 100 years” represents China’s dream to become a superpower by 2049, the 100th anniversary of the founding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in 1949. Xi’s remarks could be rhetoric, but the nuance is important too. On a state visit to Beijing after his election as president, Moon compared China to “a big mountain” while describing Korea as a “small one.” He also provoked controversy by stressing that Korea and China share a common destiny.
Korea’s diplomatic leverage is shrinking fast amid the heated race for hegemony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China. Washington’s concerns grow whenever Seoul takes a pro-China stance on international issues. In the meantime, China played very tough with Korea in recent years, as seen in its economic retaliations for Seoul’s decision to deploy a U.S.-led anti-missile system. When a country faces tough times, its leader must demonstrate wisdom. Frivolous words and actions at a critical moment can exact a heavy price from Korea.
The Moon administration must respect the decades old alliance with Washington and effectively pursue a win-win strategy toward China on a case by case basis. With not much time left before his term ends in 2022, Moon must prove his ability to tackle that challenge for the country’s sake.
문 대통령, 바이든보다 시진핑과 먼저 통화 적절했나
대중 포위망 동참말라는 무언 압박 미중 경쟁 속 시험대 오른 한국외교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8개월 만에 전화 통화를 했다. 최대의 교역 상대국이자 중요한 이웃 국가인 중국과 정상 간 소통의 기회를 자주 갖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시기 선택과 그 속에 엿보이는 중국의 노림수다. 청와대 관계자가 밝힌 대로 문재인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첫 전화 통화를 코앞에 두고 있다. 갓 취임한 국가 정상의 전화 회담은 순서 배치에서부터 외교적 함의를 갖는다. 한·중 통화는 중국 측의 요청으로 한·미 간 첫 통화가 이뤄지기 직전에 틈을 파고들어 이뤄진 모양새다. 더구나 청와대 관계자가 ‘신년 인사’ 차원의 통화였다고 거듭 강조한 대로 긴급한 현안이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중국이 무엇을 노렸는지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시 주석은 바로 전날 다보스 포럼 화상연설을 통해 “국제사회가 자기들끼리 편 먹고 신냉전에 기댄다면 세계를 분열과 대결로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그 직후 문 대통령과의 통화를 선택한 것이다. 미국이 동맹국들과 함께 구축하려는 대중국 포위망에 한국이 경솔하게 뛰어들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였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억지 주장이 아니라 국제사회가 그렇게 본다. 홍콩의 권위지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바이든 행정부가 추구하는 민주사회의 반중 동맹을 좌절시키기 위해 한국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중국은 시 주석의 업적을 치켜세운 문 대통령의 발언을 집중 부각시켜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중국의 국제적 지위와 영향력이 나날이 강화되고 있다”며 “두 번째 100년 목표의 실현을 위해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했다. 두 번째 100년이란 중국 건국 100주년인 2049년에 세계의 선두국가가 되겠다는 중국몽(中國夢)을 뜻한다. 외교적 수사로 볼 수도 있지만 듣기에 따라선 여러 가지로 오해를 살 수 있는 발언이다. 과거 문 대통령은 “중국은 큰 산, 한국은 작은 산” “한·중은 운명공동체”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 일로에 접어들면서 한국이 처한 외교적 입지는 날로 좁아지고 있다. 한국이 조금이라도 친중 행보를 보이면 워싱턴에서는 대중경사(對中傾斜)론이 나온다. 중국은 사드 보복 때와 같이 말뿐 아니라 행동으로 한국을 압박하기도 했다. 이럴 때일수록 현명하고 슬기로운 처신이 요구된다. 경솔한 행동이나 발언, 적절치 않은 선택을 하는 순간 우리 국익은 큰 손상을 입게 된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유일한 동맹인 한·미 관계를 외교·안보의 축으로 삼고 협력동반자 관계인 중국과는 실리에 바탕한 사안별 협력으로 윈-윈을 추구한다는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 임기 1년여 남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력이 그 어느 때보다 냉혹한 시험대에 올라 있음을 한시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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