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글로벌 화' 설자리 없는 야구단, 추가 매각 가능 잔존[SS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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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야구단을 신세계그룹에 돌연 매각해 야구계가 뒤숭숭하다.
구단은 '우리 구단은 그럴 일 없을 것'이라며 안심하는 분위기이지만, 제2, 제3의 매각이 언제든 나올 수 있다는 불안감까지 떨치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야구단 매각 상황을 지켜보며 "내수 중심의 기업 중에서도 통신사는 코로나의 타격을 비교적 받지 않은 업종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T가 야구단을 돌연 매각한 것은 계열분리와는 또다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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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야구단 매각 상황을 지켜보며 “내수 중심의 기업 중에서도 통신사는 코로나의 타격을 비교적 받지 않은 업종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T가 야구단을 돌연 매각한 것은 계열분리와는 또다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동안 기업 매각과 인수합병 등은 프로스포츠와는 먼 얘기인 것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이른바 4차 산업혁명 시대와 ‘위드 코로나’ 시대가 겹치면서 각 기업이 볼륨을 줄여야 생존할 수 있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일각에서는 “대기업이 대졸 공채를 줄이고 수시 모집으로 전환하는 것도 예산과 인사 집행의 효율성 측면을 고려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긴축경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구조조정을 비롯한 인적 쇄신이다. 인건비를 줄이는 것이 단기적으로 가장 빠른 방법이라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평균 몸값이 1억원에 육박하는데, 선수단 규모만 프런트 포함 150~200명 수준이다. 프로축구나 농구 등 다른 종목과 비교하면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커졌다는 관측이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같은 음주 폭행 사건이어도 야구에 대한 주목도가 상대적으로 훨씬 크기 때문에 더 부각된다. 실제로 많은 그룹이 ‘돈도 안되고 부정적인 뉴스만 나오는 야구단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가’라는 회의론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게 재계 정설처럼 돌고 있다.
내수 침체로 수익 다변화를 모색 중인 기업은 자연스럽게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기아그룹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기아클래식이나 테니스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등에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두산그룹도 지난 2017년부터 메이저리그 공식 후원사로 북미지역 마케팅을 강화했고, 삼성과 현대차그룹도 해외 스포츠를 통한 브랜드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진행했다.
냉정하게 따져보면 대기업이 야구단을 운영해서 얻을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연고지 팬들은 기업보다는 팀과 선수들에 애착이 더 크다. 삼성과 롯데, KIA, 한화 등 30년 이상 연고팀으로 뿌리를 내린 구단도 팀 전통만 계승하면 약간의 진통만 감수하면 쉽게 뿌리내릴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SK가 인천팬을 저버렸지만 100% 고용승계를 약속한 뒤 신세계그룹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더 큰 기대감을 드러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룹 총수가 이른바 3세 경영 시대로 접어들면서 눈높이가 달라진 점도 예의주시 해야 한다. 재벌 3세는 대부분 유학파라 미국 등 선진 프로스포츠를 경험한 세대다. 각종 규제와 제약, 얕은 저변 등을 고려하면 프로답지 않다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 마케팅 효과 등 프로스포츠단에 기대할 수 있는 요소를 면밀히 검토해 투자대비 효율이 떨어진다고 판단하면 언제든 ‘손절’할 가능성도 있다. 기업논리로만 접근하면 당연한 일이라, 재계에서는 스포츠단 매각이 크게 놀랄 일도 아니다.
야구단 가치가 1000억원 수준으로 드러난 이상 중소기업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구단을 인수하려는 움직임도 생길 수 있다. 한 두 군데 그룹이 추가 이탈하면 연쇄이탈 가능성도 있다. 산업화의 첫 발도 떼지 않은 KBO리그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은 일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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