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만원→1500만원, 연 750% '폭탄 이자'..불법사채 기승
코로나19 여파가 길어지면서 서민들을 노리는 사기가 늘고 있습니다. 불법 사채가 대표적입니다. 250만 원을 빌려준 뒤, 연 750%의 폭탄 이자를 매겨서 1500만 원의 빚을 떠안기는 식입니다. 제때 갚지 못하면, 채무자의 가족이나 직장 상사한테 전화하는 불법 추심도 서슴지 않습니다. 정부와 경찰의 단속이 시급해 보입니다.
먼저 이지은 기자입니다.
[기자]
사채와 일수 명함이 곳곳에서 보이는 시장 골목입니다.
코로나로 손님이 줄었는데, 은행 문턱을 못 넘는 상인들에게 뻗는 유혹의 손길입니다.
옷가게를 하던 이모 씨도 사채업자에게 70만 원을 빌렸습니다.
일주일간 빌려 쓰기로 했는데, 제때 갚지 못하자 빚은 눈덩이처럼 커졌습니다.
[이모 씨/불법사채 피해자 : 70만원 빌리면 그다음 주 이자가 40만원이고요. 다 갚으려면 110만원을 내야 해요. 거기에 하루라도 늦으면 하루 이자가 5만원씩 붙고요.]
사채업자의 독촉에 이씨는 이자를 갚기 위해 돈을 더 빌렸습니다.
[이모 씨/불법사채 피해자 : 연장을 하려면 일주일에 40만원(을 줘야 해요.) 몇 번을 주고 원금을 3~4번 빌렸어요. 처음부터 이렇게 빚지지 말았어야 했는데 발을 잘못 디뎌서…]
원금은 총 250만 원인데 8개월 만에 1500만 원으로 늘었습니다.
대부금융협회에 의뢰한 결과, 연 이자율이 750%나 됐습니다.
법정최고금리 연 24%를 대입하면 일주일 이자가 7천원이어야 하는데, 40만 원 넘게 낸 겁니다.
불법 추심도 기승입니다.
30대 학원 강사 정모 씨는 지난달 초, 30만 원을 빌리면 일주일 뒤 50만 원으로 갚는 소액대출을 받았습니다.
[정모 씨/불법추심 피해자 : 등본, 초본, 가족관계증명서 요구했고요. 내가 너한테 연락할 사람 필요하니까 가족 2명, 지인 2명, 직장동료 2명 카톡 연락처 달라고.]
제때 상환을 못하자 사채업자의 괴롭힘이 시작됐습니다.
[정모 씨/불법추심 피해자 : 학원으로 바로 전화가 왔더라고요. 원장님이 받았는데 '이 사람이 지금 돈을 내야 하는데 돈을 내지 않고 있다'고 '빨리 바꿔달라'고. 원장님이 말하는데 욕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인터넷 카페에는 이처럼 사채업자가 가족과 직장 동료에게 전화해 망신을 줬다는 피해 글이 적지 않습니다.
코로나19가 계속되면서 불법 사채로 인한 피해가 늘고 있습니다.
금감원의 관련 신고는 60% 넘게 늘었습니다.
문제는 불법 사채 피해자가 더 늘 수 있다는 겁니다.
정부는 서민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올해 7월부터 법정 최고금리를 연 24%에서 연 20%로 내리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서민에겐 대출 문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금융위원회의 추산에 따르면 최고금리를 내리면 3~4년간 3만9000명이 불법 사채시장으로 내몰릴 수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박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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