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M] 10년을 기다렸는데..조사단 구성도 못 해

이준범 2021. 1. 27.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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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이처럼 피해자들은 이번에 출범한 진실화해위원회가 자신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고령이다보니,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될 가능성도 높은데요.

하지만 출범 50일이 되어가도록 위원회의 공식 활동은 아직 첫발도 떼지 못했고, 여기에 위원들의 자질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상황은 더 꼬이고 있습니다.

이어서 이준범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진실화해위원회의 문을 다시 여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은 지하철역 지붕부터 의원회관 현관 위까지 오르며 법안 통과를 호소했습니다.

그렇게 버틴 927일.

위원회 활동 근거가 되는 과거사 정리 기본법은 20대 국회가 문을 닫기 직전인 지난해 5월 가까스로 통과됐습니다.

"꼭 진상을 규명해서 저희들의 억울함을 풀고, 명예회복이 될 수 있도록 끝까지…"

12월 10일 출범 직후 지금까지, 위원회를 찾아 진상규명을 신청한 사람은 모두 2천178명.

같은 기간 1기 위원회와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 숫자입니다.

민간인 집단 희생사건이 1030건으로 가장 많았고, 인권침해 조작의혹 125건, 적대세력 관련사건이 111건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하지만 위원회 활동은 아직 시작조차 못했습니다.

위원장과 여야가 4명씩 추천한 위원까지 모두 9명이 최고결정기구 역할을 하는데, 야당 추천 정진경 변호사가 과거 성추행 이력으로 하루 만에 사퇴하면서 위원 구성에 차질이 빚어진 겁니다.

이 때문에 조사관 채용 공고도 내지 못하면서 앞으로의 일정도 줄줄이 미뤄지고 있습니다.

[정근식/진실화해위원장] "90일 이내에 또는 길게 보면 120일 이내에 조사 개시를 결정해야 하는데, 늦어져서… 국민들과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어려운 상황이 생길 수 있어서, 어떻게 할지 지금 고심 중에 있습니다."

여기에 국가폭력 피해자 단체들은 다른 야당추천 위원들도 문제가 있다며 사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과거사에 편파적인 색안경을 쓰고 북한군 남파설과 공산주의 무장폭동 같은 극우적 주장을 펼쳐왔다"는 겁니다.

세월호 특조위원이기도 했던 차기환 변호사는 유가족들로부터 특조위를 무력화시켰다며 고발 당한 이력이 있고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장과 이옥남 시장경제민주주의연구소장은 대표적인 '뉴라이트'계열 인사들입니다.

[윤호상/한국전쟁전후민간인피학살자 전국유족회 대표] "보수 강경 논리를 전개해서, 과거사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고, 과거사(문제)를 지연시키는 역할을 지금까지 해왔어요. 어떻게 보면 진실화해위원회를 무력화시켜버리는데 앞장설 사람들입니다."

이에 대해 해당 인사들은 "모두의 역사관이 같을 수 없고 의견 차이를 좁혀가는 것에 의미가 있다", "일부 걱정은 있을 수 있지만, 역사 전체가 균형있게 드러나길 바라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번 진실화해위원회에 남아있는 시간은 앞으로 3년.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내일이면 벌써 50일이 지나갑니다.

MBC뉴스 이준범입니다.

(영상취재: 조윤기 / 영상편집: 정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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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범 기자 (ljoonb@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071049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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