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없는데 "편의점 열어라"..누구를 위한 심야 영업?

이유경 2021. 1. 27.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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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식당과 카페가 일찍 문을 닫으면서 사람들의 귀가도 빨라졌죠.

이런 와중에 새벽까지 불을 켜놓는 곳, 바로 편의점입니다.

그런데 유동인구가 없어서 심야영업은 하면 할수록 손해다 보니까 편의점주들은 그만하고 싶어하는데도, 본사의 반대로 어쩔 수 없이 문을 열고 있다고 합니다.

이유경 기자가 그 이유를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22일 경기도의 한 편의점.

심야영업 시간인 새벽 0시부터 6시까지, 손님이 한 명도 없습니다.

이 날만 이런게 아닙니다.

전날은 매출이 1만 원, 그 전날은 2만 원이 전부였습니다.

식당과 술집이 일찍 문을 닫으면서 유동인구가 확 줄었기 때문입니다.

[편의점 점주] "여기부터가 0시부터고 여기까지가 6시까지예요. 여기까지가 손님이 한 명도 없고 매출이 0원이에요."

6시간 심야영업 인건비만 최소 하루 5만 4천 원.

전기료와 관리비까지 계산하면 심야 영업은 할수록 손해입니다.

하지만 안 할 수가 없습니다.

24시간 운영 계약을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편의점 본사가 허용하지 않는 겁니다.

편의점 매출에서 원가를 뺀 이익은 통상 본사가 35%, 점주가 65% 가져갑니다.

점주는 이 65%로 인건비와 관리비까지 줘야 하지만 본사는 이런 부담이 없습니다.

물건을 하나라도 팔면 본사는 이익을 보는 구조다 보니 심야영업을 포기할 수 없는 겁니다.

[김정열/전국자영업자비대위 편의점분과위원장] "본부는 돈 들어가는 거 없잖아요. 어차피 시설 투자 다 해놨고. 야간 문 열어놓으면 이익이지만 점주 입장에선 죽는거죠 그게."

정부는 이런 문제 때문에 최근 3개월간 손실이 발생하면 심야영업 시간을 줄일 수 있게 가맹사업법을 개정했습니다.

하지만 CU와 GS25, 세븐일레븐 등 대다수 편의점들이 지원금을 줄이거나 이윤 배분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불이익을 주다 보니 심야영업을 안 할 수가 없다고 편의점주들은 말합니다.

[홍성길/한국편의점주협의회 정책국장] "담배광고물 지원금이라든지 판매장려금이라든지…야간 미영업을 하게 되면 그런 부분에서 재조정을 하게 되다보니 (점주가) 그것 때문에 많이 힘들어지는 거죠."

코로나19에도 지난해 편의점 업계 매출은 1년 전보다 2% 넘게 증가했습니다.

식당 등 다른 자영업에 비해 창업이 쉽고, 코로나19 피해도 덜하다는 생각에 신규 창업도 늘어 점포수가 4만 개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돈을 번 건 편의점 본사뿐.

지난해 11월 편의점 한 곳당 평균 매출은 4천8백28만 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백만 원 이상 줄었습니다.

편의점주들은 거리두기 단계가 강화되는 기간 만이라도 불이익 없이 심야 영업을 줄일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유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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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기자 (260@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071010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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