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지나.. 與 '박원순 성희롱 사건' 뒷북 사과

장혜진 2021. 1. 2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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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27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희롱을 인정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직권조사 결정과 관련해 "피해자와 가족들께 깊이 사과를 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전 시장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인권위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조사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 국민 여러분께도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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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피해자·가족께 깊이 사과"
"권력형 성범죄 법 고쳐서라도 엄벌"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27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희롱을 인정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직권조사 결정과 관련해 “피해자와 가족들께 깊이 사과를 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7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이 불거지고 난 이후 7개월이 지난 ‘뒤늦은 사과’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전 시장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인권위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조사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 국민 여러분께도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재발방지책으로 “성별 격차를 조장하는 낡은 제도와 관행을 과감히 뜯어고치겠다. 우리 사회의 여성 억압구조를 해체하겠다”고 강조했다. 당내 전국여성위원회 중심으로 권력형 성범죄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내놓겠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성범죄가 다시는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서는 관련 법을 고쳐서라도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박성민 최고위원도 “무차별적 2차 가해와 민주당의 부족한 대응으로 상처받은 피해자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민주당은 뼈를 깎는 노력과 반성적 성찰로 새롭게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박 전 시장 사건 당시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고 표현해 2차 가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해찬 전 대표는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이라고 언급했고,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성명서에서 ‘피해 호소 여성’이라고 지칭했다. 당시 전당대회에 출마한 이 대표는 ‘피해 고소인’이라는 표현을 썼다. 당시 최고위원이던 남인순 의원은 박 전 시장 측에 피소 관련 내용을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그러나 지난 25일 정의당 김종철 전 대표의 성비위 사건이 터지자 “충격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는 공식 논평을 냈고, 이에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사진=연합뉴스
해당 논평을 낸 당사자인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사과와 관련해 “그간에 저희가 잘못했던 시각이나 자세를 반성한다는 의미가 다 포함돼 있다”고 부연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내시반청’(남을 탓하기보다 먼저 스스로를 성찰하고 남의 충고와 의견을 경청한다는 뜻), ‘조고각하’(자기 발밑을 잘 보라는 뜻)라는 사자성어를 언급하며 “늘 반성하면서 저희가 내놓은 대안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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