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입김에 휘둘리는 금융위..존재감 어디 갔나

최경식 2021. 1. 2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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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원칙을 도외시한 정치권 등 외부의 입김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를 제어해야 할 금융위원회는 과거와 달리 제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휘둘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위는 정치에 휘둘림을 넘어 사실상 '패싱' 당했다는 말까지 나온다"며 "향후 외부에서 정책 방향을 주도하고 금융당국이 이를 원칙 없이 수용하는 모습이 반복되면, 시장 혼란 등의 폐해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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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최종구 금융위  
노동이사제 및 키코 문제 등서 제목소리 내 
現 은성수 금융위
공매도 문제 등서 정치권 주장에 휘둘려 
"원칙 없는 금융시스템 아래선 금융 발전 없어" 
[파이낸셜뉴스] 시장 원칙을 도외시한 정치권 등 외부의 입김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를 제어해야 할 금융위원회는 과거와 달리 제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휘둘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과거 최종구 위원장 시절엔 그나마 금융위가 일련의 사안들에 대해 제목소리를 냈었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017년 금융 관행 전반의 개혁안을 마련하기 위해 출범한 금융행정혁신위원회다. 당시 윤석헌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객원교수(現 금융감독원장)가 금융행정혁신위원장을 맡았고, 학계·언론·소비자·업계 등의 민간 인사 13명으로 위원회가 구성됐다.

여기서 금융회사 근로자추천이사제(노동이사제) 도입과 키코(KIKO) 재조사 문제 등이 수면 위로 부상했다. 해당 사안들은 금융권에서 민감하게 받아 들여지는 금융감독 혁신과제였지만, 금융행정혁신위원회는 금융소비자 보호 등을 내세우며 이를 강하게 추진할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최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금융위의 강한 반대로 결국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특히, 노동이사제의 경우 금융위는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하는 만큼 도입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못 박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의 금융위는 민감하면서도 포퓰리즘적으로 보이는 사안이더라도 명확하게 입장을 표명하며 존재감을 발휘해 온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최근 은성수 위원장 하에서의 금융위는 다른 모습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 하나의 금융 관련 정책을 내놓으면, 금융위는 제목소리를 명확히 내지 못함은 물론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정치권을 따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치 금융'에 과도하게 휘둘리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조치를 꼽을 수 있다. 당초 금융위는 오는 3월 종료 예정인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 이자 상환 유예 조치의 연착륙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정치권에서 재연장을 촉구하자 한 달여 만에 재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매도 관련 조치도 마찬가지다. 지난 11일 금융위는 출입기자단에 '코로나19로 인한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는 3월15일 종료될 예정'이라고 했지만, 정치권의 요구로 일주일 만에 기존 입장을 뒤집었다. 은 위원장은 18일 신년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공매도 재개 방침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발을 뺐다.

금융위의 이 같은 모습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양준모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위가 정치권 등 외부의 입김에 과도하게 휘둘리는 것은 원칙과 약속을 어기는 행동일 수 있다"며 "원칙과 약속이 흔들리는 금융 시스템 아래에선 금융이 발전할 수 없고, 결국 문제가 계속 악화돼 향후 더 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위는 정치에 휘둘림을 넘어 사실상 '패싱' 당했다는 말까지 나온다"며 "향후 외부에서 정책 방향을 주도하고 금융당국이 이를 원칙 없이 수용하는 모습이 반복되면, 시장 혼란 등의 폐해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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