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동아시아연구원 EAI 공동기획] 한국 외교 2021 전망과 전략 1> 미중 패권경쟁 - 이동률 "한국, 도전 직면..중국에 한미 동맹 이해 구해야"
[MBN-동아시아연구원 EAI 공동기획]
대담 : 정광재 MBN 외교안보팀장 이동률 EAI 중국연구센터 소장(동덕여대 교수)
정광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MBN 정치부 외교안보팀장을 맡고 있는 정광재입니다. 2021년 혹시 어떤 해인지 아십니까? 중국 공산당이 창당 100년을 맞이하는 해라고 합니다. 7월 1일이 창당 기념일이라고 하는데 중국 공산당이 걸어온 지난 100년, 또 앞으로 한중관계는 어떤 영향들이 있을지, 오늘은 이동률 동덕여대 교수님, EAI 동아시아연구원에선 중국연구센터 소장을 맡고 계신데요. 함께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 중국의부상과미중 패권경쟁
Q. 중국이 이렇게 부상하면서 여러 도전 요인들이 커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제 막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가 본격적인 중국 견제, 그러니까 트럼프 정권에서도 있었던 일이지만 본격적인 패권 경쟁에 있어서 중국을 굉장히 본격적인 도전자로 인식하고 억제하려고 하는 움직임도 가시화될 것 같은데, 관련하여 중국 내 반응은 어떠한가요?
이동률: 트럼프 정부 후반에 거의 미국이 중국이 핵심이익라고 생각하는 다른 말로 이야기하면 중국 입장에서는 마지노선입니다. 중국이 양보할 수 없는 소위 주권과 영토에 관한 이익만 침해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미국과도 공존할 수 있다는 입장이 소위 핵심이익론인데,그것에 대한 파상 공세를 받은 것이죠. 그래서 굉장히 어떠한 면에서는 체제의불안전성이 높아진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바이든 정부가 등장하는 것에 대해서 중국정부는 약간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굉장히 기대도 높고한편으로는 바이든 정부도 소위 말하는 민주 가치, 인권, 자유등을 통한 외교를 하겠다고 지금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역시 중국이 취약한부분에대해서 공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같이 있죠.
Q. 말씀하신 중국의 핵심이익 중의 하나가'하나의 중국'만 있다는 것인데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는미국이 중국을 조금 자극하는 행태도 많이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동률: 그렇죠. 특히 트럼프 정부 말기에 와서 그런 현상이 굉장히 많았죠. 대표적인 예를 들면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해서는 미국과 중국이 사실은 합의한 부분이 있어요. 미국과 79년에 미국과 중국이 수교할 때 수교 전제 조건이 그거였기 때문에. (대만과 단교하며) 미국과 대만과의 공식 관계는 거의중단했으며, 그 중 대표적인게 고위급 인사 교류를 거의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난번에 트럼프 정부 때는 역대 대만과 단교한 이후에 처음으로 장관급 인사가 대만을 방문한 사례들이 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을 굉장히 봉쇄를 펼친 거죠. 그래서 굉장히 민감해져 있는 상황입니다. 더구나 지금 거기에 덧붙여서 지금 대만에 비교적 독립 성향이 강한 민진당의 차이잉원총통이 임기를 하고 있어요. 그게 맞물려 있어서 굉장히 좀 불안정해 보이죠.
Q. 바이든 시대의 중미관계, 미중관계도 트럼프 시대 못지않은 순탄치 않은 길이 예상되나요?
이동률: 예. 그런데 미중관계가 이미 어떤 면에서는 중국의 부상에 의해서 미국이 도전받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 측면이기 때문에 이것은 세력 경쟁의 측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추세적으로 보면 계속 갈 수밖에 없는데, 과연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부딪히냐는 것은 결국은 바이든 정부가 어떠한 공세를 펴느냐에 따라서, 즉 미국이 어떤 부분에 더 집중적으로 공세를 펴느냐에 따라서 달려있습니다. 중국은 아까 말씀드린대로 한편으로는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정부와 다른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기대를 갖고 있는 부분도 있고. 그래서 지금 바이든 정부가 제시한 소위 말하는 네 개의 우선 과제가 있잖아요? 근데 그중에 한 개, 인종문제는 국내 문제인거고 나머지 세 개는 이제 대외적인 것과 관련되어 있는 문제입니다. 코로나 방역, 경제 회복, 그리고 기후변화가 나머지 세 개 우선과제인데 이 부분은 중국도 미국과 협력할 공간이 있다, 협력하고 싶다 하는 일종의 선제적으로 바이든 정부에게 협력의 의사를표명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제협력에 대한기대가 높다는 거죠. 그거는 다른 말로 이야기하면 중국이 지금 국내적으로 굉장히 어렵잖아요? 그리고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고 아까 말씀드린대로. 그렇기 때문에 미국과의 갈등이 더 확장되는 것은 좀 피하고 싶다 아니면 지연시키고싶다 하는 메시지를 계속 보내고 있습니다.
--- 중국의 한반도 정책
Q. 중국이 가지고 있는 한반도에 대한 인식과 한반도 정책에 대한 기본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이동률: 중국은 전 세계적으로 주변 국가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니까 육지만 보면 14개 나라고 해양까지 합치면 한 20개 나라가 넘습니다. 사실 미국처럼 동맹에 근접하는 관계에 해당하는 나라는 사실은 없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죠. 형식상의 동맹을 갖고 있는 북한 혹은 파키스탄 정도 (입니다.) 나머지는 거의 다 사실은 불편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주변 정세를 안정화 시키는 게 가장 중요한 외교적인 어젠다일 수밖에 없고, 한반도도 그런 맥락에서는 안정이라는 측면에서 굉장히 주목하고 있는 거죠. 특히 한반도는 과거에 항상 해양 세력들, 한때는 미국, 한때는 일본, 항상 중국을 들어가는 통로였던 곳이기 때문에 더더욱 더 지정학적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성이 있죠. 중국이 북한 문제, 북핵을 개발한 북한이 굉장히 부담스러우면서도 북한을 포기하지 못하는 굉장히 결정적인 이유는 여전히 그런 전통적인 의미의 지정학적 가치가 있고, 지금처럼 미국과의 경쟁이 심해지면 심해질수록 중국 입장에서는 그런 지정학적 가치는 커질 수밖에 없어요.
Q. 안정적인 관리라는 것은 결국 현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일 텐데, 우선 한반도가 분단국가인 것이 자국의 핵심이익에 더 근접해있다고 평가할 것 같습니다.
이동률: 그렇죠. 한반도 주변의 4대 강국 중에서 형식상으로 보면 남과 북 동시에 다 정상적인 관계를 갖고 있는 유일한 나라, 유일한 대국이 중국이에요. 그러니까 현상이 지금 그렇게 나쁘진 않아요. 그 현상을 그대로 유지시키는 것, 현상의 변화라는 것은 어쨌든 불안정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중국이 기본적으로 이제 소위 말하는 Two Korea 정책 현상 유지를 가져가는 것, 거의 기조라고 보면 되죠.
Q. 북한을 이제 버퍼(완충지대)라고 하는데 버퍼로서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중국으로서는 가장 현명한 한반도 정책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동률: 예, 맞습니다. 그런데 북한 변수가 굉장히 유동적이잖아요. 북한이 핵 개발도 하고 있고 또 어떤 때는 북미회담도 갑자기 추진하고 있고 그러니까 중국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가능하다면 북한뿐만 아니라 한국 또한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죠. 최소한 중국의 적극적인 동반자 관계로서의 협력을 유지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미국이 주도하는 반(反)중국의 국제적 연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 그게 어떤 면에서는 중국 입장에서는 최소의 한반도 정책이라고 볼 수 있죠.
--- 미중 갈등 속 한국의 전략
Q. 한국이 미중 간의 관계에 상당히 민감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이런 고민들을 하게 되는데요. 미중이 이렇게 갈등관계가 연장선상에 있다고 봤을 때 한국의 포지션은 어떻게 될까요?
이동률: 미중관계가 지금 중국 스스로도 미중 수교 이후에 가장 최악의 상황에 있다고 평가를 할 정도로 굉장히 다양한 영역에서 경쟁하고 있고 갈등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한국이 굉장히 어렵죠. 특히 한국은 조금 다른 나라들과 다르게 독특한 지정학적 위치가 있고, 분단 상황에 있고, 또 북핵 문제도 있고, 또 국내적으로 지금 정치가 양극화되어 있잖아요? 이런 부분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한국이 굉장히 도전에 직면해있다 이렇게 볼 수 있죠.
Q. 그 도전을 어떻게 현명하게 극복해 나가야 할까요?
이동률: 이미 중국의 부상이 시작됐던 90년대 후반부터 사실 한국 입장에서 이 고민은 시작돼 왔던 거죠. 미중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경쟁하고 갈등하고 있긴 하지만 동시에 다른 한편에서 보면 국제사회가 굉장히 다양화되고 있고, 동시에 두 양 강대국이 냉전시대 미소(미국?소련)하고 다르게 서로 의존되어있기도 하고 또 글로벌 리더십이 그렇게 강력하지가 않다는 거죠. 냉전시대처럼 이렇게 세력을 분명히 줄 세우기 할 수 있는 수단이나 명분이나 가치 같은 게 그렇게 강력하지가 않아요. 그러면서 사실은 중간지대가 굉장히 많이 지금 확장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많은 나라들이 냉전시대처럼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의 딜레마에 빠진 나라들이 굉장히 많은데, 꼭 어느 한 나라를 선택하고 싶지 않다, 두 나라 모두와 협력하고 싶어 한다 하는 메시지들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그 때에 비하면 한국의 입장에서는 국제 환경이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 운신의 폭이 굉장히 높다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한국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제약 요인들이 있습니다. 그것 때문에 이제 그런 건데 일단은 뭐 제가 보기에는 한국이 스스로 의도하지 않게 미중 경쟁을 한반도로 끌어드린 부분들이 있어요. 그것은 우리가 안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예컨대 정부 차원에서 굉장히 중요한 어젠다로 이야기하는 통일문제라든지 북핵문제는 지금 사실은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 즉 현안이긴 하지만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결국은 미국과 중국의 도움 없이는 굉장히 어려운 측면이 있잖아요? 단기간에 그런 굉장히 큰 어젠다,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미국과 중국이 자꾸 협력을 요청하게 되면서 미중 경쟁을 한반도로 끌어오는 경향이 좀 있다는 거죠. 특히 지금처럼 미중 경쟁이 첨예한 상황에서는 조금 조심할 필요도 있는 부분이 있죠.
Q. 다자무역관계에 있어서 미국은 중국이 주도하는 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걸 원하지 않고, 한국이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참여하는 것을 중국에서는 또 그렇게 흔쾌히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동률: 예. 그런데 경제나 기술 영역에서 중국은 상대적으로는 그렇게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국가는 아니기 때문에 개방성을 굉장히 강조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꼭 자국이 주도하는 RCEP만 참여하라고 고집하기에는 어려운 한계가 있죠. 그렇게 하지는 않는데 중국이 경계하는 것은 안보문제, 안보적 차원에서 한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대(對)중국봉쇄의 전선에서 참여하는, 예를 들면 미일 동맹처럼 한국이 참여해서 한미일 동맹이 구성되는 것은 중국 입장에서는 안보적 위협이라고 생각할 수 있죠. 그러한 상황을 이제 막으려고 하는 게 최소한의 정책이고 그것을 막기 위해서 결국은 수단적으로 중국이 할 수 있는 것은 경제적인 것밖에 없잖아요? 한국에 대한 경제적인 협력을 강화시키고 의존을 강화시켜서 경제적인 맥락에서 한중관계를 심화시키면 상대적으로 한국이 안보적 측면에서 미국에 지나치게 경사되는 것은 막을 수 있겠다 하는 입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Q. 중국이 한반도, 특히 한국에 대해서 어떠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를 이해하면 한국이 어떠한 대중외교를 펴야 하는지에 대해서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되나요?
이동률: 예. 한국 입장에서는 사실 중국 관계에서 수교 때부터 소위 암묵적인 전제가 있어요. 중국과는 체제와 가치와 모든 게 다 다르잖아요. 그럼에도 협력한 것은 결국 중국도 한국도 가장 중요한 게 경제 협력이기 (때문이에요). 소위 기능적 협력이잖아요. 실제로 지난 한 20여 년간 한중관계 발전을 견인해온 것은 경제협력이 주입니다. 그러니까 역시 한중관계의 경제협력은 조금 더 발전시키는 게 좋은데 지금은 경제협력 자체도 굉장히 과도기에 직면해 있죠. 중국 산업이 급격히 이제 고도화되고 있고, 우리가 그 산업의 고도화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협력의 분야가 조금 축소되고 있는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그것이 조금 문제가 되고, 다른 분야, 즉 안보나 가치 영역은 사실은 한중 간의 서로 일종의 구동존이(求同存異)죠. 이것은 서로 다르다는 걸 인정하고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굳이 우리가 경제 협력을 중국과 강화한다고 해서 우리의 체제나 가치가 중국의 영향을 받는다, 또는 우리가 중국의 경제 협력을 통해서 중국의 체제나 가치에 영향을 주겠다 하는 것은 서로 피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그런데 이제 문제는 우리가 한미동맹이 있지 않습니까? 한미동맹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미국의 요구가 분명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동맹 국가로서의 미국에 대한 어떤 책임과 의무는 충분히 이행해야 되지 않습니까? 그건 하되, 동시에 그 이행이 중국을 겨냥하고 있거나 중국을 견제하려고 하는 목적은 아니라는 것을 지속적으로 중국의 이해를 시키는 과정이 조금 필요하죠.
Q. 2015년~2016년에 불거진 사드(THAAD) 배치문제가 지금 이야기하신 미국의 동맹국으로서의 한국과 한국의 최대 교역국으로서의 중국, 이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종의 시험대였으나 그 시험대에서 한국이 잘 대처했다고 보긴 어려웠을 것 같아요.
이동률: 맞습니다. 그때 이제 사실은 우리도 중국을 의식해서 계속 사드 배치를 지연시켜왔었잖아요. 그런데 그 과정 속에서 우리가 결국은 북핵 위기, 북핵 실험 때문에 결국은 우리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서 사드를 배치할 수밖에 없는 선택을 하게 됐을 때, 그런 상황 전후 상황에 대해서 충분히 양국 간의 교감이 있었다면 (좋았겠죠). 중국 입장에서 봤을 때 사드는 주한 미군이 중국을 겨냥해서 배치하는 거라는 이해를 하게 된 것이고, 우리는 북핵 때문에 한 것이라는 그 어떠한 이해의 차이에 대해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소통이 있었다면, 물론 결국은 각자 자기의 안보 이익을 지키기 위한 행동들이기 때문에 갈등은 불가피하지만 실제 사드 이후에 벌어졌던 상황처럼 그렇게까지 최악의 상황으로까지는 가지는 않았을 수도 있겠다.
Q. 미중 간의 갈등 관계 속에서 사드 문제보다도 훨씬 더 큰 선택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동률: 결국은 사드 사례에서도 보여주듯이 안보문제일 수가 있어요. 우리가 미국과 동맹 속에서 갈수록 미국은 동맹들과의 협력을 통해, 특히 이제 바이든 정부에서 그 얘기를 많이 지금 하고 있는데 동맹들과의 관계를 강화시켜서 중국을 견제하려고 하는 태도를 보였을 때 결국은 미국의 그러한 요구를 우리가 계속 회피하기는 어렵잖아요? 그런데 중국 역시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수교할 때 이미 사실은 한미동맹을 하고 있는 중 한국과 수교를 한 것입니다. 한미동맹을 암묵적으로 동의한 거죠.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한미동맹이 곧바로 중국을 겨냥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사실은 우리 입장에서도 동맹으로서 의무와 책임을 다하긴 하지만 중국을 적으로 삼고 적대시할 이유는 없잖아요? 우리에게는 중국은 굉장히 중요하고, 중국도 그 부분을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어떤 행동을 취할 때 중국에 충분히 그에 대한 전략적 소통이 좀 만들어지고 불가피하게 미국의 요구에서 암묵적 선택을 한다 할지라도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할 수 있는 한중간의 전략적 신뢰와 소통이 만들어져야 되는데요. 지난 우리가 수교한 지 28년이 됐잖아요? 그런데 사실은 이렇다 할만한 게 없어요. 그것이 지금 한중관계의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래서 저는 한중관계가 아주 압축적으로 설명하라고 하면 '외화내빈(外華內貧)'이다. 28년 동안 눈부신 성장을 했죠. 인적 교류나 경제협력을 했는데 거기에 부합하는 내실화할 수 있는 체제간의 긴밀한 전략적 소통(이 필요합니다). 양국간관계라는것은 불안 요소도 있고, 국가관계란 항상 위기가 도래할 수 있으며, 위기와 갈등이 올 수 있는데, 그때 그것을 해소하고 이해시키는 어떠한 시스템, 즉 기제 같은 게 있으면 사실은 국가 관계란 그런 면에서 축적이 되는 거잖아요? 근데 그런 과정이 없고 결국은 계속 그런 외향적인 경제 협력에만 너무 의존되어있는 것과 같이 굉장히 취약한 부분이 있다는 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Q. 미국에서는 '중국 경사론'이라고 해서 한국이 중국에 너무 가까이 가는 것 아니냐 이렇게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중국에서는 그럼 실제로 한국이 중국에 경사되어 가까이 왔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나요?
이동률: 사실 지금 상황을 보면 한중 정부 간에는 방역을 매개로 협력하려고 굉장히 노력하고 있는데 한중 양국 국민들 정서는 굉장히 나빠져 있어요. 한중관계가 그렇게 좋은 관계라고 보기 힘들어요. 한중 관계가 좋다고 하는 것은 아까 계속 말씀드린 경제협력인데, 경제협력 역시 지금 하락, 하향 추세에 있습니다. 그것은 사드 이후 사드 보복도 있기는 하지만 사실 경제 상황이 지금 달라져서 경제 구조가 변했기 때문 (이기도 합니다). 상호 의존성이 약화되고 있고 협력의 공간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에 사실 한중간의 관계는 기로에 서있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미국은 미국대로 한국은 중국 편에 선다고 하고 중국은 중국대로 지금 가장 우려하는게 바이든 정부 들어서서 동맹이 강화돼서 한미동맹으로 중국을 견제하고 압력을 행사할까봐 굉장히 두려워하는거죠.
정광재: 바이든 정부가 동맹의 가치를 우선시 하면서 (말씀이시죠?)
이동률: 맞습니다.
Q. 말씀하신 것처럼 한중 관계가 지금 기로에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이 기로에서 좋은 나침반 역할을 해주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오늘 교수님 말씀 고맙습니다.
이동률: 감사합니다
정광재 기자 indianpa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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