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총리 "코로나 백신, 접종 후 물량 남으면 北에 제공할 수도"

정부, 총 7600만명분 백신 도입 추진
"물량 남을 수도 있어…가능성 열어두고 고민"
"北과 대화 정상적이지 않아 제대로 협의하지는 못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7일 북한에 대한 코로나 백신 지원과 관련해 "백신 물량이 남는다면 제3의 어려운 국가 혹은 북한 등에 제공할 가능성을 닫아둘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들과 정책 토론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외신기자 정책토론회에서 '전국민 백신접종으로 집단면역이 된 후에 접종이 어려운 나라, 북한에도 제공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현재 한국이 확보한 코로나 백신은 5600만명분이고, 노바백스와 2000만명분 백신 구매를 추진하고 있다. 정 총리는 "(기존에 확보한) 5600만명분에 추가로 2000만명분의 계약이 된다면, 이 백신 모두가 문제없이 활용되는 것을 생각하면 경우에 따라 물량이 남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백신 지원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 총리는 "(제3국 또는 북한에 제공하는 방안을) 열어놓고 항상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다만 "아직은 올해 가을 쯤에나 집단면역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9월까지 70% 국민 접종으로 보고 있다"며 "요즘처럼 하루하루 급변할 때는 그때의 상황을 미리 예단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이어 "(백신 지원)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북한에 코로나 백신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 장관은 지난 22일 "북이 코로나로부터 안전해지는 것은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대한민국이 코로나로부터 훨씬 더 안전해지는 길"이라며 "북을 단지 돕는 것을 넘어서 우리 스스로를 더 안전하게 만드는 길이라는 측면에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총리는 북한과 코로나 관련 대화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백신이 상당히 비싼 약이어서 북한이 여력이 되지 않는다"며 "인도적 지원을 통해 보건의료 협력의 길이 열리면 그런 노력도 해야 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기본적 생각"이라고 했다. 다만 "사실 북한과의 대화가 지금 정상적으로 잘 이뤄지는 상태가 아니다"며 "이런 문제에 대해 제대로 협의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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