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 이야기, 음악, 무대의 아름다운 조화

입력 2021. 1. 2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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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 후 세 번의 공연을 거쳐 3년 만에 더욱 업그레이드되어 돌아왔다. 극작가 전수양과 작곡가 장희선 콤비의 창작 뮤지컬 ‘에어포트 베이비’는 태동부터 화제를 모았다. 2013년 제1회 뮤지컬하우스 블랙앤블루 지원작, 201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 뮤지컬 우수 공연 제작 지원작, 2016년 창작산실 신작 릴레이 제작 지원작에 선정되며 탄탄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Info

-장소 신한카드 FAN스퀘어 라이브홀

-기간 ~2021년 1월31일

-티켓 R석 7만7000원, S석 5만5000원

-시간 평일 오후8시 / 토 오후3시, 7시 / 일 오후2시, 6시(월요일 공연 없음)

-출연 조쉬 코헨-최재림, 조상웅 / 딜리아-강윤석, 김용수, 박칼린 / 외삼촌-황성현 / 샤스타-정재환 등

스물두 살의 조쉬 코헨. 그는 생후 한 살에 미국의 유대인 집안으로 입양되었다. 백인들 사이에서 성장하며 가졌던 뿌리에 대한 궁금증은 나이가 들수록 짙어졌고, 마침내 그는 용기를 내어 한국을 찾는다. 어학원에서 영어 강사를 하며 뿌리 찾기 여정을 시작하지만, 그에게 한국은 낯설고 이해하기 힘든 나라다. 더욱이 입양인이라 말하면 가여워하며 눈물부터 흘리는 한국 사람들의 반응은 이해하기 힘들다. 그러던 어느 날, 미국 음식 특히 유대인 가정의 수프가 먹고 싶던 조쉬는 이태원을 찾고, 실수로 게이바 딜리댈리에 들어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드래그 퀸 딜리아를 만난 조쉬는 점차 딜리아와 서로의 사연을 나누게 된다. 조쉬는 딜리아와 딜리댈리 패밀리의 도움으로 가족의 흔적을 찾기 시작한다.

뮤지컬계에서는 드문 소재인 입양인 문제를 조명한 이 작품은 자칫 지루하거나 신파조일 거란 선입견을 보기 좋게 깨뜨린다. 슬프고 무거운 이야기를 다양한 장르의 음악 안에서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담백하게 그려 낸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베이스, 기타로 구성된 5인조 밴드는 극의 시작을 알리는 넘버 ‘Airport Baby’를 비롯해 영어와 한국어를 오가는 유머러스하고 참신한 가사의 17개 넘버를 객석에 선물처럼 쏟아 낸다. 또 이번 공연에 새롭게 추가된 이태원 바의 드래그 퀸 쇼 넘버 ‘Drag It Up’에는 유쾌한 볼거리와 제법 무게감 있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지난 공연보다 드라마와 음악의 조화가 더욱 돋보인다. 2층 무대에서 보여 주는 공항 장면은 극의 시작부터 관객의 몰입도를 높인다.

한국 이름 김승수, 조쉬 코헨은 궁금하다. ‘나는 어디서, 어떻게 태어났을까?’ 이 단순하고도 원초적인 궁금증을 풀기 위해 그는 한국을 찾았다. 방송에 출연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겨우 외삼촌을 찾아낸 조쉬는 마침내 꿈에 그리던 엄마를 만난다. 하지만 엄마는 조쉬를 밀어낸다. 과연 어떤 사연이 있을까. 조쉬는 아픈 마음을 딜리아와 나눈다. 딜리아 역시 아픈 과거가 있다. 커밍아웃 이후 무려 40년간 가족과 생이별하고 홀로 인생을 살고 있다. 조쉬와 딜리아는 서로의 아픔을 다독이며 위로받는다. 그리고 두 사람은 다른 의미의 가족이 된다. 조쉬의 뿌리 찾기는 조쉬에게 자신의 지난 과거를 알려준다. 조쉬는 이를 통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깨닫는다.

조쉬와 딜리아, 두 사람은 물론이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는 희망이 있다. 그것은 과거보다 미래가, 어제보다 내일이 더 좋을 것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간다는 점이다. 컨트리, 재즈, 블루스 등 다양한 음악과 함께 출연진의 노련한 연기와 탁월한 노래 솜씨는 믿고 보는 작품임을 다시 한번 증명한다. 이번 시즌에선 연출자 박칼린이 딜리아로 깜짝 특별 출연한다.

[글 김은정(프리랜서) 사진 ㈜포킥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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