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부작용 피해소송 늘어날 것. 개정 통해 보상폭 조정해야"
내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도입이 예정돼 있다. 도입이 되면 2월 중 바로 접종도 시작한다. 이미 미국과 영국에서 접종이 진행중인 가운데 부작용 발생 보고가 이어져 백신에 대한 기대감만큼이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백신 부작용 보상제’까지 내세우며 백신 접종을 적극 권하고 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27일 오후 2시 ‘코로나19 전쟁, 대한민국의 생존 전략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 온라인 정책토론회에서 “피해보상에 대한 행정소송 등 국민들의 요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백신 접종 후 예견되는 부작용에 대해 합리적 보상을 위해 개정을 통해 보상 폭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대법원 판례를 보면 예방접종과 장애 등 사이의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 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간접적 사실관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해 인과관계가 있다는 추단될 경우, 예방접종과 장애 사이에 증명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예방접종과 장애 등의 발생 사이에 시간적 밀접성이 있고, 피해자가 입은 장애 등이 예방접종으로부터 발생했다고 추론하는 것이 의학 이론이나 경험상 불가능하지 않을 경우 그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추가적으로 장애 등이 원인불명이거나 예방접종이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정도의 증명만 있으면 인과관계 추단이 가능하다는 게 대법원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최 교수는 또 국민과 정부, 민간의료전문가가 참여하는 코로나19 국가예방접종위원회를 구성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위임 혹은 선임한 일부의 전문가만으로 예방접종위원회나 피해보상위원회가 운영되면 오해를 피할 길이 없다”며 “국민과 민간 의료전문가, 정부 측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최종희 질병관리청 감염병정책총괄과장은 이미 민간과 협력을 많이 노력해왔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최 과장은 ‘코로나19 과학적 방역진단 및 대책’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며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핵심요소로 거버넌스를 뽑았다. 그러면서 범부처와 지방자치단체 협력을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까 교수님이 부족하다고 말씀하셨지만 그럼에도 불구 민간과 협력하고자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최 과장은 거버넌스 외에 참여∙연대, 투명∙소통, 정보통신기술(ICT) 활용 등의 혁신을 코로나19 대응 핵심요소로 꼽았다. 그는 “의료진의 헌신, 국민의 참여가 핵심 요소였다”며 “정례브리핑과 정보공유를 함으로써 투명과 소통을 핵심요소로 삼고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최 과장에 따르면 ICT 기술을 이용한 스마트 검역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입국하는 경우에 서면으로 건강정보를 제출하도록 돼 있는데, 이를 애플리케이션(앱을)을 통해 제출하고, 차후에도 앱을 통해 건강 상태를 보고하고 증상을 관리하는 체계로 전환 중이다. 관계부처와 이 정보를 연계해 스마트 검역대 6대를 개발했으며 오는 2월 이 중 1대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4월까지는 6대 모두 운영한다.
이 외에도 질병청은 고위험시설과 확진자 간 연관성 분석을 위한 빅데이터 기반 관계형 정보분석 프로그램과 현장역학조사 지원을 위한 위치기반 지리정보 분석 프로그램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유주현 복지부 보건산업정책 과장의 주제발표와 이기준 부산대 정보의생명공학대학장, 양동교 질병청 의료안전예방국장, 이상목 SK바이오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 엄승인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상무, 신준수 식약처 바이오의약품정책과장, 권기성 셀트리온 연구개발본부장,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 김도근 국립감염병연구소 감염병백신연구과장이 참여하는 토론도 진행됐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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