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美국무, 첫 통화서 "3각 협력" 강조했지만..韓·日은 '묵묵무답'
동맹강화 의지 나타내며 한·미·일 협력 강조
한·일 외교 보도자료에서는 이에 대한 언급 없어
日보도자료서 韓 파트너 국가로 언급 안해
블링컨 장관은 26일(현지시간)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연쇄 전화회담을 가졌다. 이번 통화는 블링컨 장관이 이날 미국 상원의 인준을 받아 국무장관에 오른 이후 이뤄진 것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미국 국무부가 양 장관과의 전화 회담에서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역을 위해 한미 동맹과 미일 동맹이 얼마나 중요한 지 강조하고 한·미·일 협력을 당부했다는 점이다.
미국 국무부는 한미 동맹에 대해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를 위한 평화와 안보, 번영의 핵심축(linchpin)”이라는 표현을, 미일 동맹에 대해서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 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를 위한 평화와 안보, 번영의 주춧돌(cornerstone)”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동시에 블링컨 장관은 이를 위해서는 한·미·일 협력이 지속되는 것이 중요하며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과의 통화에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계속적인 노력”을 언급한 것을 제외하면 미국 국무부가 밝힌 양국 장관의 통화 내용은 거의 비슷한 내용이다.
반면 우리나라와 일본의 발표에서는 한·미·일 협력 언급을 찾아볼 수 없었다.
외교부 보도자료에는 양 장관이 핵 문제의 해결 시급성에 공감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미 양국 간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는 데 방점이 찍혔다. 일본에 대한 언급은 찾아볼 수 없다.
일본 외무성 보도자료도 비슷했다. 한국에 대한 언급은 “양 외무장관이 중국이나 북한, 한국 등의 지역 정세나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중요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에 그친다. 이어 “어려움을 더해가는 지역 안전 보장 정세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는 한편, 지역과 국제사회가 직면한 과제에 대해 일·미이나 일·미·호주·인도 등 파트너 국가들과 긴밀히 연계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파트너 국가에서 빠지고 중국이나 북한 등과 같은 위협적인 국가들과 함께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처럼 각국 외교부처가 보여준 ‘온도 차’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한·미·일 간 메워야 하는 ‘간극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미국은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한·미·일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징용·위안부 배상 판결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당장 해결해야 할 난제가 적지 않다.
다만 ‘동맹’을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는 한·일 모두에 하루빨리 이 같은 갈등 상황을 해결하라고 압력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로서도 당장 3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이 북미·남북 관계를 좌우할 분기점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미·일간 대북 정책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같은 미국의 동맹국인 일본이 우리나라의 대북 정책에 대해 의구심이나 반대 의사를 나타낼 경우, 그만큼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도 발목을 잡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미국 국무부 행정부와 조속히 고위급 대화를 개최, 이후 신속하게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회담으로 이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신임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이 지명되면서 외교부는 현재 리더십 공백 상태다. 강 장관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신임 외교장관이 취임하는 대로 블링컨 장관과 조기에 소통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본 측은 코로나19 상황을 살펴보며 가능한 빠른 시기에 모테기 외무상이 방미해 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실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정다슬 (yamy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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