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또 하나의 두뇌..AI반도체가 시장 이끌것"

신현규 2021. 1. 2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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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헤네시 구글 의장 인터뷰
美 기술주 IPO시장 거품 우려
'실리콘밸리의 대부'로 불리는 존 헤네시 구글 의장(전 스탠퍼드대 총장)이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면서 향후 10년을 놓고 봤을 때 가장 흥분되는 기술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인공지능 △에너지 혁신 △퀀텀컴퓨팅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컴퓨터 공학자이면서 스탠퍼드대 총장 시절 스티브 잡스나 에릭 슈밋보다 뛰어난 리더로 인정받기도 했던 그는 최근 구글 의장으로 일하면서 자선사업 또한 활발하게 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인공지능 혁명의 초기 단계에 있을 뿐 적어도 향후 10년 이상은 이 분야에서 더 많은 발전이 나타날 것"이라며 "머신러닝을 통해 발전된 인공지능은 시스템 구축에서부터 매우 복잡한 애플리케이션들을 프로그래밍하는 방식까지 바꾸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비록 보편적으로 사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지 몰라도 퀀텀컴퓨팅은 매우 흥분되는 기술"이라며 "지구온난화 재앙을 막기 위해 새로운 에너지원 발굴에서부터 시작해 배터리 기술에 이르기까지 에너지 관련 기술 분야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실리콘밸리 기술기업들을 중심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상황에 대해 "걱정된다"는 의견도 내놨다. 헤네시 의장은 "2000년 닷컴 버블이 왔을 때처럼 걱정스럽다"며 "특히 최근 상장된 기업들의 경우 합리적인 가정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주가 수준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한쪽으로만 휩쓸려 가는 것이 아닌가 염려가 된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도어대시나 에어비앤비 같은 경우 상장 직후 주가가 2~3배 가까이 오르며 과열 양상을 보였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인터뷰] 헤네시 구글 의장 "닷컴 버블때처럼 걱정스럽다"

실리콘밸리의 대부 존 헤네시 구글 의장

반도체 집적도 경쟁은 끝나
특수 반도체 시장 무궁무진

지구 온난화·전염병 예방에
디지털기술 역할 더 커질것

인공지능혁명 아직 초기단계
10년간 빠른 발전 이뤄질 것
'인공지능 훈련 전용 반도체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컴퓨터공학자이자 스탠퍼드대 총장으로 '실리콘밸리의 대부'라는 별칭을 얻었던 존 헤네시 구글 의장은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인공지능에 특화된 반도체 시장의 가능성에 대해 특별히 강조했다. 그는 "머신러닝에는 '훈련'과 '추론'이라는 각각의 단계들이 있는데, '추론'에 비해 '훈련'이 수천, 수백만 배는 더 힘들다"며 "그래서 오늘날 '훈련'은 대부분 빅데이터 센터에서 이뤄지고 '추론'은 (각자의 디바이스) 어디에서나 이뤄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상황을 역전시킬 반도체 기술들이 나올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헤네시 의장은 "스마트폰이나 다른 각종 디바이스에서도 (추론이 가능할 수 있도록) 특별한 목적의 반도체들이 계속 부착될 것이라고 나는 예상한다"고 전했다.

과거 반도체 시장은 '무어의 법칙'을 통해 코어의 집적도를 높이고 작동 주파수를 높이는 것이 주된 기술경쟁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얼마나 인공지능을 잘 학습시키는 데 특화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헤네시 의장 주장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는 그가 오늘날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을 위한 기반설계 기술 중 하나인 RISC(Reduced instruction set computer) 이론(1980년)을 정립한 공학자 중 한 명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RISC는 컴퓨터 반도체에 주어지는 명령어들을 최적화해 초고속 연산이 가능하게 만든 기술이다. 최근 발표된 애플의 자체 개발 반도체 '애플실리콘' 역시 RISC 기술을 활용해서 인텔 AMD 등과 같은 반도체 전문 설계회사들의 제품들에 비해 전력 소모 대비 뛰어난 성능을 기록할 수 있었다.

그는 인공지능 혁명이 아직 초기 단계라고 강조했다. 헤네시 의장은 "적어도 10년 이상 이 분야에서 빠른 발전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머신러닝은 시스템 구축에서부터 매우 복잡한 앱들을 프로그래밍하는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인공지능 다음으로 강조한 영역은 퀀텀컴퓨팅이다. 반도체 대신 원자의 움직임을 활용해 연산과 기억을 담당하는 퀀텀컴퓨팅은 IBM 아마존 구글 등과 같은 회사들이 일부 사용하고 있을 뿐 대중화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도저히 반도체로는 계산해낼 수 없는 인간 유전자 변이 과정 분석이나 스마트시티 데이터 분석 등과 같은 작업들을 퀀텀컴퓨팅은 실행할 수 있다.

세 번째로 그는 에너지 기술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새로운 에너지의 원천에서부터 배터리 기술에 이르기까지 에너지 기술 전반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지구 온난화의 재앙을 막으려면 에너지 기술 분야에서 돌파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전기차를 비롯해 드론 등과 같은 대형 운송수단들이 발달하면서 차체 가격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을 떨어뜨리기 위한 노력들이 가속되고 있다. 미국의 테슬라가 자체적 배터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고, 한국의 LG화학뿐만 아니라 중국의 CATL, 일본의 파나소닉 등이 배터리 기술 개발을 강화하는 중이다.

그는 이 밖에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제2, 제3의 코로나19 같은 전염병 위기를 막을 수 있는 노력들이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구글은 이번 코로나19 사태 때 스마트폰 등을 활용한 감염 경로 확인 서비스를 시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술의 가능성과 달리 주식시장 반응에 대해서는 걱정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헤네시 의장은 "2000년 닷컴버블이 왔을 때 나는 걱정을 많이 했었다"며 "그때처럼 사람들이 휩쓸려 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이유는 있다. 미래에 대한 합리적인 가정으로는 정당화할 수 없는 최근 미국 주식시장의 상장기업들 주가수준(밸류에이션)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 주식시장에 상장된 도어대시, 에어비앤비 등은 상장 당일 주가가 2~3배 가까이 오르는 등 투자자들 관심을 과도하게 받았다. 단, 헤네시 의장은 금융 전문가는 아니라는 전제하에 이 질문에 대답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처럼 급변하는 기술 시대에 일반인들이 가져야 하는 마음의 자세를 이렇게 조언했다. "평생 학습하는 것이 열쇠입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시도할 준비가 늘 돼 있으셔야만 해요."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스포츠 관람객 같은 자세로는 절대로 리더십 배울 수 없어
구글 이끈 리더십 노하우

지금처럼 기술급변 시대에는
평생 학습하는 것만이 열쇠

존 헤네시 구글 의장은 기술뿐 아니라 탁월한 리더십을 실천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실리콘밸리의 리더십 권위자인 그는 한국 직장인 독자들을 위해 "스포츠 경기를 보는 관중 같은 자세로는 리더십을 절대 배울 수 없다" "평생 학습하는 것이 열쇠다" "구성원들을 위해 어려운 것을 결단하고 해내는 용기를 내는 자가 리더다" 등과 같은 조언을 내놨다.

먼저 그는 조직 내에 뛰어난 리더들이 어떻게 탄생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뛰어난 리더십은 행동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며 "스포츠 경기를 보는 관중과 같은 자세로는 리더십을 절대 배울 수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조직 내에서 리더십이 구현되려면 구성원들이 직접 스포츠 경기에 뛰어들어 용기와 공감, 겸손 등과 같은 덕목을 실천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조언이었다. 최근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는 것도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는 자신보다 구성원들을 위하면서 강력한 윤리적 나침반을 토대로 용기를 낼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기 때문이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이런 관점에서 기업 경영자와 같은 리더들은 주주이익 극대화를 넘어서서 지역사회와 사회를 위하는 장기적 시야가 필수라고 했다. 그는 " 5~10년 정도 되는 기업의 긴 미래를 놓고 보면 인간적 가치들을 생각하지 않고 경영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 미국의 한 리서치 업체가 조직 구성원들에게 직접 '당신 조직의 최고 수장이 지금 지휘하고 있는 리더십에 만족하는가'라고 질문했는데 헤네시 의장(당시 스탠퍼드대 총장)은 스티브 잡스(3위)와 에릭 슈밋(5위)을 제치고 당당히 이 분야에서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총장직에서 물러난 뒤인 2018년 2월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이사회 의장을 맡아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 구글 외에도 그는 시스코 등과 같은 큰 실리콘밸리 기업들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한 바 있다. 그가 총장 경험 등을 통해 축적한 리더십 노하우는 한국에도 출간된 책 '어른은 어떻게 성장하는가(Leading Matters)'에 담겨 있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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