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협력' 강조한 블링컨, 韓日관계 복원 압박
강경화·블링컨 장관 통화에 대해
韓외교부 "북핵문제 공감대 이뤄"
美국무부 "삼각공조 필요성 확인"
양국 간 우선순위 미묘하게 달라
北전문가들은 연일 경고 메시지
빅터 차 "곧 미사일도발 가능성"
외교부는 이날 "강 장관은 '우리 정부는 한미 관계와 한반도 문제에 이해가 깊은 블링컨 장관의 취임을 환영한다'고 했으며, 블링컨 장관은 '본인의 임기 중 한미동맹을 앞으로도 더 굳건히 발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 장관은 북핵 문제가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시급히 다루어져야 할 문제라는 데 공감하고, 동 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 양국 간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양 장관은 기후변화, 코로나19 등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한미동맹의 지평을 더욱 확대시켜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미국 국무부도 비슷한 시기 보도자료를 통해 "두 장관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의 평화, 안보, 번영의 핵심축(linchpin)인 한미동맹의 지속적인 힘과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또 "블링컨 장관이 지속적인 미국·한국·일본 3국 협력의 중요성과 북한 비핵화의 계속적인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했다. 우리 정부가 강조한 북핵 문제는 가장 마지막에 언급했다. 같은 통화를 두고 한국은 북핵 문제 해결에,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공조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최근 한미 양국은 동맹 정책의 우선순위, 특히 북핵 정책 방향성을 두고 지속적으로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 있었던 싱가포르 선언은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해 매우 중요한 선언이었다"며 "싱가포르 선언에서 다시 시작해 보다 구체적인 방안을 이루는 협상을 해나간다면 좀 더 속도 있게 북·미 대화와 남북 대화를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또 신년을 맞이해 재배치한 외교안보 고위직 인사에서 싱가포르 합의의 주인공인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내세우는 등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남북, 미·북 간 합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 정책과 관련해 '새로운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며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톱다운'식 접근법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지난 19일 상원 인준청문회에 나섰던 블링컨 장관도 "대북 정책과 관련해 접근법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도 블링컨 장관과 전화통화를 하고 "한국·중국·북한 등 지역 정세 현안 등에 대해 논의하고 기후변화, 코로나19, 인도·태평양 등과 관련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는 관련 자료에서 "블링컨 장관이 (모테기 외무상과의 통화에서) 지속적인 미국·일본·한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일본 외무성이 내놓은 자료에서는 한·미·일 협력에 대한 내용이 빠졌다. 한일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징용·위안부 피해자 판결 등에 반발하고 있는 일본의 불만이 담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 취임을 계기로 북한이 조만간 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는 미국 전문가들의 주장이 제기됐다. 27일(현지시간)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CSIS가 주최한 '아시아 전망 2021' 토론회에서 "역사적으로나 경험적으로나 북한이 몇 주 안에 미사일 시험에 나설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도쿄 = 김규식 기자 /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 서울 = 안정훈 기자 /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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