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앞 다가온 개학..등교 확대의 전제 조건

김민수 기자 2021. 1. 2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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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가운데 울산시 중구 중앙고등학교에서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수능 시험실을 방역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교육부가 26일 업무보고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제한했던 초중고 등교 수업을 올해 초등학교 저학년, 특수학교를 중심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내놨다.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히 불확실한 가운데 학교의 일상 회복을 더 늦출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등교 수업을 계속해서 미룰 수는 없다”며 “지난해 등교수업 제한을 통해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등교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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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논문 등교 확대에 힘 실어...“현재 상황은 다르다”

교육부의 업무보고가 있기 전 초중고 학생들의 등교 수업 확대 논의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지난해 12월 27일 소아감염학회지에 실은 논문으로 촉발됐다. 

정은경 청장은 한림대 의대 연구진과 함께 지난해 5월 1일 국내 초중고 등교 재개 이후 7월 12일까지 소아·청소년 확진자 총 127명의 역학 사례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학교 내 전파 사례는 3명으로 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에 따르면 가족과 친지 접촉 감염 사례가 59명(46%), 학원 및 개인교습 18명(14%), 다중이용시설 8명(6%) 등이었다. 

논문의 내용이 알려지자 정치권에서는 오는 3월 신학기에는 등교 수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질병관리청장의 연구논문에서처럼 학교 내 코로나19 전파가 적다는 게 근거였다. 

정은경 청장은 이달 25일 질병관리청 업무계획 발표 브리핑에서 “연구 논문에 조사 대상이었던 5~7월 초까지는 지역사회 산발적 유행이 크지 않아 초중고생 확진자도 많지 않았던 상황”이라며 “11월 중순부터 시작된 3차 유행에서는 대규모 지역사회 감염은 물론 학교에서도 일부 집단감염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논문의 분석 결과와는 다른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 청장은 또 “논문의 결론은 학교에서 사전 방역 조치를 잘 준비하고 대응한 결과 학교 내 대규모 전파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해당 논문 초록은 결론에서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관리체계가 사전에 마련되고 준비된 경우 학교 내 코로나19 전파는 드물게 나타났다”고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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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밀집도 낮추고 방역수칙 준수 관건"

전문가들은 교육 현장에서 충족돼야 할 기초학력 증진과 대면 교육의 효과, 사회성, 체력, 정신건강을 고려해 등교 수업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학교 내의 밀집도를 최대한 낮추는 방안과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게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은경 청장과 함께 연구를 진행한 최영준 한림대 의대 사회예방의학교실 조교수는 “큰 방향으로는 등교 수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한국뿐만 아니라 호주나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도 학교 내에서 방역 수칙을 잘 준수할 경우 학교 내 전파 사례는 드물다는 사실이 공개됐다”며 “지금까지 축적된 근거들을 보면 아동·청소년은 성인에 비해 감염률이 약 절반에 그치고 중증 환자로 진행될 확률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동·청소년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전파력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최 교수는 “성인에 비해 전파력이 낮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물음표”라며 “하지만 적어도 학교가 지역사회 유행의 주요 진원지는 아니라는 게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등교 수업 확대 방안에 대해서는 수긍하지만 “3차 유행에서 이전과 달리 아동·청소년 확진자도 많이 나온 만큼 학교 내에서의 방역 수칙 준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감염된 학생이 학교에 등교해 추가 전파 사례가 나올 경우 학교 전체가 역학조사 대상이 될 정도로 파급력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재갑 교수는 “지난 한 해 동안 학교 내에서의 방역에 대한 경험이 축적돼 있기 때문에 수칙을 잘 준수하면서 등교 학생을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며 “결국 코로나19 지역사회 전파와 함께 면밀히 방안을 운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준 교수는 또 “지난해 일선 학교 등교를 유지하면서 방역을 잘한 국가들의 경우 밀집도를 잘 조절했다”며 “밀집도를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 과밀학급 해소와 학교 환경 단계적 개선, 교수 추가 배치 등을 통해 학교 내 방역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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