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살코기 고온서 조리" 맥도날드의 항변

이호승,강민호 2021. 1. 2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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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패티 '오해와 진실'
유통경로 명확한 소고기를
4개 협력업체서 냉동 납품
매장별로 2~3일 내에 소진
원재료 모두 식약처서 인증
"햄버거병과 전혀 무관" 설명
한국맥도날드 고양삼송 DT점. [사진 제공 = 한국맥도날드]
대장균 오염 가능성이 있는 햄버거 패티를 한국맥도날드에 납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협력업체 관계자들이 지난 26일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가운데 맥도날드가 이 사건은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과는 무관한 건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다시 이슈가 되고 있는 햄버거 패티의 원료와 조리 과정에 대해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27일 맥도날드에 따르면 햄버거 패티는 기본적으로 100% 호주·뉴질랜드산 소고기의 사태, 등심, 안심 등 여러 부위의 살코기로 만들어진다. 내장 등 다른 부산물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얘기다. '쇠고기 이력번호'를 통해 쇠고기가 어느 농장에서 생산되고 어떤 경로로 유통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게 맥도날드 측 설명이다.

빅맥이나 쿼터파운더 치즈, 1955버거, 치즈버거 등이 대표 메뉴. 패티 원료로는 돼지고기와 닭고기도 쓰인다. 돈육(국내산·미국산) 패티는 불고기버거, 닭고기(국내산)는 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 등이 대표 메뉴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현재 4개 협력업체에서 패티를 냉동 상태로 납품받고 있다"며 "원재료는 모두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에서 인증한 안전한 식재료만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햄버거 패티는 매장별로 일주일에 평균 두 번 공급받으며 2~3일 내 모두 소진하고 있다.

2017년 HUS 발병 사건 당시 논란이 된 것은 햄버거 패티의 익힘 정도였다. 덜 익힌 소고기 패티가 HUS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맥도날드 측은 "초고온으로 자동 설정된 그릴에서 패티가 조리되기 때문에 덜 익은 패티는 나올 수 없다"고 주장한다. 맥도날드 측에 따르면 패티를 굽는 그릴은 상단과 하단이 각각 218도, 177도 이상 초고온으로 자동 설정돼 위아래로 여러 장의 패티가 동시에 구워지는 시스템이다. 아울러 HUS 논란 이후에는 2018년 5월부터 매장에 디지털 온도계를 도입해 조리 후 패티의 중심 온도를 측정해 태블릿PC에 실시간으로 자동 기록하는 '디지털 푸드 세이프티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고 전한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만에 하나 패티가 덜 익었더라도 빵 위에 올리기 위해 집게로 패티를 집어 올릴 때 부서지게 된다"며 "조리 과정에서 기준에 맞지 않는 재료는 바로 폐기하기 때문에 덜 익은 패티를 사용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맥도날드는 전날 판결에 대해 27일 입장문을 내고 "과거 협력업체의 집행유예 선고 건은 HUS 피해 아동 건과는 무관한 별개의 건인데, 마치 인과관계가 있는 듯 오해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며 "해당 납품업체 건은 HUS 관련 패티와 종류가 다르고 제조 시점도 다른 전혀 무관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맥도날드는 HUS 건과 관련해 6개월 넘게 검찰 조사를 받은 결과 △HUS는 발병 원인과 감염 경로가 다양한 점 △고온의 그릴에서 자동 조리되는 햄버거 패티가 설익었다는 주장을 인정할 근거가 없는 점 △해당 어린이가 섭취한 제품은 전 납품업체에서 문제가 된 소고기 패티가 아닌 돼지고기 패티라는 점 등을 들어 불기소 처분됐다고 강조했다.

HUS 발병 아동이 섭취했던 제품은 돼지고기 패티를 사용한 불고기 버거로, 이번 재판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협력업체가 납품했던 소고기 패티 제품이 아니며 아동의 발병 원인에 대해서는 맥도날드 제품과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아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는 것이다. 협력업체 건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밝혀진 별개의 사건으로 HUS와는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맥도날드 측은 "전 패티 납품업체는 당사와 더 이상 거래 관계가 없는 회사로, 불량 납품 사실을 인지한 뒤 2017년 거래를 중단하고 남은 재고 회수·폐기 등 필요한 조치를 즉각 취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맥도날드의 법적 책임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으나 HUS 발병 아동 가족 측과 인도적 차원에서 치료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기로 2019년에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이호승 기자 /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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