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퇴근후 와인 한 잔" 와인에 빠진 홈술족

조윤주 2021. 1. 2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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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술 열풍 타고.. 대중 주류로 우뚝
신세계백화점 매출 41% 신장
이마트 27%·롯데마트 50% 성장
스마트 오더 힘입어 편의점도 수혜
이마트24 지난해 총 170만병 팔고
CU 자체 와인 브랜드 'mmm!' 내놔
#. 코로나19 기승으로 집 안에서 주로 머물렀던 지난해, 최씨(38)는 남편과 와인의 세계에 깊이 빠졌다. 술을 그다지 즐기지 않았던 최씨는 호기심에 마트에서 집어 든 와인이 의외로 입에 맞다는 것을 깨달았다. 원래 와인을 좋아하던 남편과 와인 공부도 시작했다. 와인에 빠지면서 요즘엔 비교적 고가의 와인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최씨는 "가까운 마트나 편의점만 가도 꽤 괜찮은 와인을 살 수 있어 좋다"라며 "답답한 생활의 하나의 낙이 됐다"고 웃었다.

'애호가들의 술'이었던 와인이 전성시대를 맞았다. 코로나19로 홈술 열풍을 타면서다. 집에서 한 잔씩 마시는데 적합한 와인은 지난해 사상 최대 수입액을 갈아치우며 인기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다. 특별한 날 마시는 '특이한 술'에서 탈피해 일상에서 즐기는 대중 주류의 기점에 선 셈이다. 가성비 와인도, 프리미엄도 모두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와인 '불패' 신화가 이어지면서 올해도 유통가는 '효자 상품'으로 거듭난 와인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지금은 와인 전성기

와인 매출은 훨훨 날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이 지난해 주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와인 매출은 전년 대비 41.1% 신장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된 지난해 12월은 전년동월보다 66.2%나 상승했다. 다른 주류에 비해서도 매출 신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한 해 동안 전통주는 22.1%, 위스키 등 양주 6.9%, 수입 맥주는 0%대에 그친 점을 보면 와인의 성장세는 단연 돋보인다.

이마트에서는 믹스커피와 스낵 매출까지 제쳤다. 이마트가 최근 3년간 700여개 카테고리별 매출을 집계한 결과 와인은 지난해 처음 연 매출 순위 10위에 올랐다. 매년 와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2018년 22위에서 2019년 12위로 도약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부동의 인기품목인 인스턴트 커피와 스낵까지 제쳤다. 지난해 이마트 와인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7% 늘어 10위권 내 상품군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초저가 와인 전략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마트가 선보인 초저가 와인 '도스코파스' 4종은 지난해 100만병 이상이 판매되며 와인 인기를 견인했다. 지난해 7월 새로 선보인 8900원 와인 '도스코파스 리제르바'는 두 달 만에 10만병 판매를 기록했다.

롯데마트는 와인을 '무한 성장 가능성을 보이는 상품군'으로 꼽으며 집중 육성에 돌입했다. 롯데마트의 와인 판매 신장율은 지난해 50%를 돌파했다. 롯데마트가 출시한 3900원 초저가 와인은 하루 평균 1만병이 팔리며 초도 물량을 한 달 만에 팔아치웠다.

■편의점의 급부상

와인 시장의 강력한 공략자로 편의점의 부상도 눈여겨볼 만하다. 주류 규제 완화로 온라인 스마트오더가 가능해지면서 최대 수혜를 보고 있다. 스마트오더는 모바일 앱 등으로 미리 상품을 주문 결제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수령하는 것이다. 집과 직장 앞에만 가도 서너개의 매장이 있는 편의점의 장점과 맞아 떨어졌다.

주류특화매장으로 와인 판매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마트24의 경우 지난해 한해 동안 1분에 3병꼴인 총 170만병의 와인을 팔았다. 올해는 와인 공략을 더욱 강화해 200만병 판매를 목표하고 있다.

CU는 와인 자체 브랜드 'mmm!'까지 내놨다. CU의 와인 매출은 2018년 28.3%, 2019년 38.3%에 이어 지난해 68.1%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새해 들어 이달 17일까지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배 성장했다.

■육류·치즈·와인잔까지 수혜

와인 매출의 성장은 관련 용품의 수혜로 이어지고 있다. 요즘 대형마트의 육류 매대 옆에는 와인이 자리잡고 있다. 덕분에 구이용 육류 매출도 늘었다. 롯데백화점의 수입 쇠고기 매출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3개월 동안 36% 이상 증가했다. 특히 등심, 안심 등 와인과 곁들이기에 좋은 구이용 매출은 50% 이상 늘었다.

편의점에서는 프리미엄 치즈 매출이 동반 상승했다. CU에 따르면 와인과 동반구매율이 높은 상품은 치즈, 냉장 디저트, 비스킷 순으로, 상위 1~5개 품목의 평균 가격은 9820원 수준이다. 맥주와 소주의 동반구매 상품 평균가 5100원 대비 약 2배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와인 소비량 증가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와인은 특히 고기나 치즈 등 동반 구매율이 높다는 점에서 유통가가 최근 가장 주목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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