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 '선거무효 취소' 시정조치에도 갈등 불씨 여전한 컬링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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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가 대한컬링경기연맹 선거관리위원회의 회장선거 무효 결정을 취소하라고 시정조치를 내렸지만 갈등의 실타래는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연맹 측은 체육회 결정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고, 당초 이의제기를 했던 후보자 쪽은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체육회는 "연맹 회장선거규정에 따라 선관위는 협회 정관 등에 명시돼 있지 않은 사항을 결정할 수 있다"며 "위원회는 당시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동의서 제출을 추첨인 다음날로 연장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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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선자 측 "선관위 결과에 따라 법적 대응 나설 것"
대한체육회가 대한컬링경기연맹 선거관리위원회의 회장선거 무효 결정을 취소하라고 시정조치를 내렸지만 갈등의 실타래는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연맹 측은 체육회 결정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고, 당초 이의제기를 했던 후보자 쪽은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한번에 끝났어야 할 선거의 결과 판단이 여러차례 뒤집히면서 이해관계자들의 입장만 더 첨예해지고 있다.
한국 컬링의 수장을 뽑는 컬링연맹 회장 선거는 이미 마무리됐지만 약 2주일이 지난 27일까지 최종 당선자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의 시작은 미진한 행정절차였다. 컬링연맹 선관위는 제 9대 회장 선거를 진행하면서 개인정보동의서를 받지 않은 채 선거인단 후보 추천 및 추첨 절차를 진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방역조치로 사무실이 폐쇄되고 성탄절, 신정 연휴가 겹치면서 내린 결정이었다.
문제가 없는 듯 보였던 절차는 선거가 끝나고 김용빈(49) 전 대한카누연맹 회장을 당선인으로 공고한 뒤 도마 위에 올랐다. 2표차로 낙선한 김중로(71) 후보가 선거 규정을 어겼다며 이의제기를 한 것이다. 김 후보 측은 “동의서 사후 제출 자체가 문제고, 동의서 미제출이 허용된 곳과 허용되지 않은 곳이 지역별로 다르다”며 선거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이의제기서를 접수한 선관위는 결국 선거무효 공고를 내렸다. 당선인 공고를 한지 6일만의 번복이었다.
선관위의 결정에 일부 선수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반대 성명을 냈다. 체육회도 논의 끝에 선관위 결정이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선거 과정에서 이미 선관위가 허용한 문제를, 선거가 끝난 뒤 다시 문제 삼을 순 없다는 것이다. 체육회는 “연맹 회장선거규정에 따라 선관위는 협회 정관 등에 명시돼 있지 않은 사항을 결정할 수 있다”며 “위원회는 당시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동의서 제출을 추첨인 다음날로 연장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은 다시 연맹으로 넘어갔다. 엄밀히 말해 체육회 결정은 권고적 효력만 있을 뿐, 최종 결정 권한은 연맹 선관위에 있다. 다만 종목단체를 관리하는 체육회 결정을 따르지 않을 경우 각종 행정제재를 받을 수 있다. 연맹은 이날 선관위를 열고 체육회 권고에 대한 수용 여부를 논의했다. 하지만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연맹 관계자는 “선관위의 최종결정이 나와야 입장을 밝힐 수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꺼렸다.
김 후보 측은 연맹 선관위가 체육회 권고를 받아들일 경우, 불복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선거 참여 의사까지 물어 본 뒤 선거를 할 사람들만으로 선거인단을 구성한 것은 선거 규정 위반”이라며 2차 이의제기서를 연맹에 제출한 상태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체육회의 조치는 위법하다는 게 저희의 판단이다. 재선거가 이뤄지지 않으면 연맹 선관위를 상대로 소송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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