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靑 민정수석실에 또 금융위 출신 파견 유력

박소정 기자 입력 2021. 1. 27.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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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간 前 금융위 은행과장 복귀… 후임 검토"
원래 금감원 팀장 가던 곳… 지난해 금융위로 바뀌어

청와대에서 감찰 업무를 담당하는 민정수석실이 금융위원회 현직 과장급을 계속해서 파견 받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2월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파견돼 최근까지 근무한 유영준(49·행시 41회) 전 은행과장의 후임 인사를 내겠다는 것이다. 해당 직위는 원래 금융감독원 팀장급이 선임됐었다. 이 때문에 금융위 과장의 민정수석실 파견이 정례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청와대 파견 근무 중이던 유 전 과장은 지난 22일 자로 금융위에 복귀했다. 지난해 2월 24일 파견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유 과장은 복귀 후 현재 대기 중인 상태로, 조만간 있을 금융위 국·과장급 인사에서 보직이 정해질 예정이다.

금융위원회. /연합뉴스

금융당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금융위는 유 전 과장의 뒤를 이어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파견 근무할 과장급을 물색하고 있다. 한 금융위 관계자는 "(후임자와 관련) 고민 중이고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인사 관련 사항에 대해서 확실하게 정해진 것은 없다"고 단서를 달았다.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금융위의 과장급 재파견을 기정사실로 본다. 금감원이 팀장급 직원의 청와대 파견 인사를 준비하지 않고 있는 것도 금융위 과장급을 민정수석실에 파견키로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한 방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청와대 파견 근무 중이던 금감원 팀장급 직원 2명이 복귀한 이후에도 그렇고, 민정수석실 파견자 자리가 공석이 된 지금도 금감원이 후임자를 추천하는 작업을 하고 있지는 않다"고 귀띔했다.

민정수석실은 검찰·경찰·국가정보원 등 사정기관을 총괄하는 곳이다. 이 때문에 파견직 자리는 전통적으로 사정 업무를 맡는 금감원 출신이 채워왔다. 금융정책을 담당하는 금융위 공무원이 민정비서관실 보직에 배치된 것은 이례적으로, 당시 금융권에서 큰 화젯거리였다. 유 과장의 역할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지만, 은행·증권·보험권 등 금융업계를 두루 살피고 이를 바탕으로 청와대 차원의 대응 논리를 만드는 일을 도맡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민정수석실에까지 금융위 출신을 받기로 한 것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관치금융 선호가 심해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이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금융지원 조치 등 최근 정부가 금융권을 압박해 정책을 관철하는 일이 유독 잦아졌다"며 "금감원보다는 상위기관으로 여겨지는 금융위 출신을 곁에 두는 것이 유리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결국 보고 싶은 것은 금융 시스템이 돌아가는 제반 상황 아니겠느냐"라며 "금융지주 이하를 통제하고 총괄할 수 있는 금융위 은행과장 출신이 다시 한번 이 자리를 채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감원 전·현직 직원들의 사모펀드 사태 연루 의혹이 드러난 이후 청와대가 금감원 파견을 받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운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금감원이 사모펀드 사태에 연루돼 청렴도에 큰 타격을 입은 만큼, 부정부패 단속 업무와도 연관이 있는 민정수석실이 당분간 금감원 직원을 받는 것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의 윤모 전 국장은 2018년 3~4월쯤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에게 금융계 인사를 소개해주는 대가로 수천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으로 파견된 김모 팀장은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수천만원을 받고 금감원 내부 검사 자료를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수석조사역 출신 변모씨도 지난해 5월 옵티머스 부실을 검사하는 금감원 국장과 팀장에게 전화를 걸어 로비한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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