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안, '도착 즉시 사망'?

김윤나영 기자 2021. 1. 2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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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미국 상원의 두 번째 탄핵 심판을 주재할 민주당의 패트릭 리히(버몬트) 상원의장 대행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회의에서 공화당 척 그래슬리(아이오와) 상원의원을 앞에 두고 재판장 선서를 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미국 하원을 통과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상원으로 넘어왔다. 탄핵 재판은 양당의 합의에 따라 다음달 9일부터 시작한다. 그런데 이번 탄핵 재판이 합헌이라고 보는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은 전체 50명 중 5명에 그쳤다. 탄핵안은 가결에 필요한 찬성표 67표를 얻지 못하고 부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상원은 26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상원의원들의 배심원 선서를 시작으로 탄핵 절차를 개시했다. 민주당 하원의 탄핵소추위원들이 전날 상원에 탄핵안을 송부한 데 따른 조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6일 미 연방의회 의사당 폭동을 선동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의사당 난입 사건으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경찰관을 포함한 5명이 숨졌다.

공화당 랜드 폴(켄터키주) 상원의원은 이미 퇴임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위헌이라면서 기각을 요청했으나, 55표 대 45표로 탄핵안이 상원에 상정됐다. 공화당에서 반란표는 수전 콜린스(메인), 밋 롬니(유타), 팻 투미(펜실베이니아), 벤 사세(네브래스카), 리사 머카우스키(알래스카) 의원 등 5표에 불과했다.

이를 근거로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부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대통령 탄핵안을 위해서는 상원 재적의원의 3분의 2 이상인 67명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공화당 의원 50명 중 17명이 탄핵에 찬성해야 하는데, 탄핵안 기각에 반대하는 ‘반란표’는 5표에 그쳤다. 이 구도가 실제 탄핵 심판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폴 의원은 표결 직후 “이 투표는 끝났다. 탄핵안은 도착 즉시 사망한다(Dead on arrival)”고 말했다. 탄핵에 찬성한 반트럼프 인사인 수전 콜린스 공화당 의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 오늘 투표에서 확인됐다”고 인정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 다수가 탄핵에 반대하는 이유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아직도 상당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2년 중간선거에서 자신의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진 10명의 공화당 소속 하원 의원들을 상대로 낙선 운동을 벌일 것으로 내다봤다.

탄핵안 표결은 일반 형사재판 절차를 준용해 진행된다. 하원 소추위원들은 검사 역할을, 상원의원들은 배심원 역할을 맡는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 재판에서는 연방 대법원장이 재판장을 맡으나,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이 없다. 양당은 패트릭 리히 상원의장 대행에게 재판장 역할을 맡겼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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