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만 5000톤 밀려왔다, 서해 쑥대밭 만든 中괭생이모자반

조홍복 기자 2021. 1. 2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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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전남 신안군 안좌면 우목도 앞바다 김 양식장이 중국에서 밀려온 괭생이모자반으로 뒤덮여 있다./연합뉴스

해상 양식장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바다의 불청객’ 중국발(發) 괭생이모자반이 올해 사상 최대치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됐다.

27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이달 초 강한 편서풍을 타고 동중국해 북부해역에서 흘러온 괭생이모자반은 지난 26일 기준 추정 유입량은 1만1299t, 수거량은 4938t이었다. 전남과 제주 해안에 절반씩 유입되고 제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수부는 “2015년 이후 1월에 괭생이모자반이 대량 관찰된 것은 처음”이라며 “2016~2020년은 주로 4월부터 모자반이 대량 유입됐다”고 밝혔다.

◇올 한 달 수거량, 지난해 6개월치 이미 근접

해수부는 유입량을 추정하고 나서 실제 제거한 모자반의 수거량만을 통계로 관리한다. 최악의 피해를 준 2015년의 경우 괭생이모자반 수거량은 1만5640t으로 가장 많았다. 2017년 7097t, 지난해 6338t이었다. 해마다 평균 5000t씩을 걷어낸다. 6년간 수거한 양은 3만5000t에 달했다.

수거는 반년 동안 이뤄지는데, 올해의 경우 1월 들어 한 달도 안 돼 벌써 5000t을 거둬들였다. 지난해 수거량에 이미 근접한 것이다. 3~5월 더 기승을 부리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괭생이모자반 수거량은 2015년을 훨씬 뛰어넘을 전망이다. 유입이 가장 많다는 뜻으로, 서남해 양식장 피해가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21일 전남 신안군 안좌면 우목도 앞바다 김 양식장이 중국에서 밀려온 괭생이모자반으로 뒤덮여 있다./연합뉴스

괭생이모자반은 중국 연안의 암석에 붙어살다가 파도나 바람에 의해 떨어져 나와 해풍과 해류를 타고 우리나라 서남해를 강타한다. 올해 유독 이른 시기에 이처럼 대량 유입된 원인에 대해 해수부는 조사에 나섰다.

해경도 제거 작업에 동원됐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은 최신형 방제정, 함정, 항공기, 드론, 경비정 등을 동원해 괭생이모자반 입체 수거 작전을 진행 중이다. 서해해경은 “김 양식 그물에 모자반이 달라붙어 애를 태우는 어민에게 힘이 되고자 한다”며 “불법 조업 중국어선 단속, 인명 구조, 응급환자 이송, 안전한 뱃길 만들기 임무와 병행이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정봉훈 서해해경청장은 “항공 순찰기를 활용해 모자반의 유입 경로를 파악해 유관기관과 정보를 교환하겠다”고 말했다.

◇서해 해조류 양식장 ‘쑥대밭’

‘바다의 미세먼지’로도 불리는 괭생이모자반은 2015년 초 국내 해안에 처음 상륙했다. 1년생으로 최대 5m까지 자라는 이 해조류는 물에서 벗어나 육지에 쌓이면 금세 악취를 풍긴다. 그때그때 제거하지 않으면 악취와 벌레가 꼬여 해변이 쓰레기장으로 변한다. 6개월 동안 바다에 떠다니는 대형 갈조류인 괭생이모자반은 김·다시마·미역 해상 양식장을 초토화해 피해가 속출한다. 선박은 회전용 추진 날개(스크루)에 모자반이 휘감겨 운항에 애를 먹는다.

지난 19일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에서 예년보다 일찍 밀려온 괭생이모자반 수거를 위해 제주시 관계자들이 괭생이모자반에 섞인 중국 해양쓰레기를 분리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내에서도 괭생이모자반이 자란다. 생태계를 교란할 만큼 양이 많지 않다. 문제는 중국에서 몰려오는 엄청난 양의 외래 괭생이모자반이다. 1~6월 중국발 괭생이모자반이 서해와 제주 해안을 뒤덮는데, 4~5월 피해가 최악에 이른다. 수온이 20도 이상 상승하면 사라진다.

식품 재료와 의약품 등으로 사용해 ‘유용 생물’로 분류되고 있지만 괭생이모자반은 국내에선 거의 식용으로 쓰지 않는다. 해안에 쌓이면 폐기물로 취급해 매립한다. 물에 잠긴 상태에서 바다에서 거둬간 일부만을 의약품 등으로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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