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음성에 가슴 쓸어내린 복지부.. 권덕철 내달 9일까지 자가 격리
“가슴이 철렁했죠. 저희는 ‘방역 당국’이잖습니까. 다른 부처보다 (코로나에 감염될까봐) 더 조심하는 상황인데, 방역 당국 수장(首長)이 확진될 비상 사태니까 조마조마 했던 거죠.”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26일 확진자와 밀접 접촉했지만 ‘음성’이란 판정이 나오자 복지부 직원들은 크게 안도한다는 분위기다. 일반 국민들도 코로나 피로감에 힘겹게 버티고 있는데, 자칫 철저한 방역 수칙을 강조하는 보건 당국의 수장이 확진될 경우 외부에 어떤 이미지로 비칠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27일 기자실과 대변인실 등에도 선제적으로 소독 방역 작업을 하는 등 곳곳에 방역을 강화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이른 아침에 출근한 직원들은 소독한 뒤 20~30분을 기다려 사무실에 들어가느라 복도에서 대기하는 모습도 보였다.
복지부 내부가 술렁인 건 전날(26일) 저녁부터였다. 복지부 인사과에서 장관실 수행비서의 확진 소식을 알리며 ‘밀접 접촉한 분들은 진단 검사 받으라’ ‘본인이 해당한다고 생각하면 보건소에서 밀접 접촉자로 분류, 통보하기 전이라도 진단을 우선 받으라’는 내용의 문자가 전해진 것이다. 연이어진 문자 통보에 복지부 직원 사이에선 “나도 진단 받아야 하느냐” “출근은 정상적으로 하는 것이냐” 서로 확인하고 문의하기도 했다고 한다.
더구나 권 장관은 26일 오전부터 정부세정청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와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오후엔 코로나 백신접종 의정공동위원회 회의까지 참석하느라 여러 주요 인사와 접촉했기 때문에 불안은 더 컸다. 자칫 각 부 장관이나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의사협회장 등 주요 인사들까지 연쇄 파동을 일으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였다. 다만 권 장관이 이날 저녁 8시 20분쯤 음성 판정 받은 것으로 전해지며 한시름 놓게 됐다.
다만 권 장관은 2월 9일까지 자가 격리에 들어가 주요 지시는 원격으로 할 예정이다. 손영래 복지부 대변인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권 장관은 26일 오후 10시쯤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로 공식 분류돼 자가격리 통보를 받았다”며 “격리 기간은 확진자와 마지막으로 접촉한 날로부터 2주가 되는 다음 달 9일 정오까지”라고 밝혔다. 아울러 복지부는 역학 조사를 통해 장관을 포함한 밀접 접촉자는 13명으로 조사해, 모두 자가 격리 상태라고 밝혔다. 이외에 일반 접촉자도 14명 나와 선제적으로 진단 검사하며 관리하고 있다는 게 복지부 설명이다. 아직까지 양성으로 확인된 사람은 없다. 손 대변인은 “복지부 1·2 차관을 중심으로 복지부 및 중수본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며 “중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비대면 시스템을 이용해 주요 보고를 하고 업무를 진행해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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