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절친' 골키퍼는 누구?

박선우 2021. 1. 2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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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201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최종전, 바이어 레버쿠젠 시즌 마지막 골의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팀 동료 데르디요크의 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자 머리를 갖다 대 결승 골을 넣으며 2대 1 역전승을 이끌었다. 흔치 않은 헤딩 골로 손흥민은 극적으로 2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고, 분데스리가가 선정하는 '이 주의 선수'에도 뽑혔다.

손흥민의 역전 골로 레버쿠젠은 볼프스부르크를 승점 1점 차로 따돌리고 극적으로 유럽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냈다. 당시 손흥민을 번쩍 들어 올리며 가장 기뻐했던 선수가 레버쿠젠의 골키퍼였던 베른트 레노였다.


■손흥민, 내 절친은 '레노'!

손흥민은 2014년 초 KBS '이광용의 옐로카드'에 출연해 레버쿠젠에서 가장 친한 동료로 레노를 꼽았다. 손흥민은, 필드 플레이어가 아니라 골키퍼란 점이 특이하지만, 라커룸 자리도 가까워 1992년생 동갑내기 레노와 훈련 전까지 많은 대화를 나눈다고 말했다.

2014년 여름 레버쿠젠이 FC서울과의 친선 경기를 위해 내한했을 때도 함께 했는데 당시 대회를 후원했던 대기업의 홍보 영상에 손흥민과 레노가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엘리베이터 슛 대결'이란 영상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손흥민이 슈팅하고 레노가 막은 뒤 미소지으며 서로를 껴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자 갑자기 루디 펠러 단장이 등장해 여기서 이러면 안 된다고 마치 선생님처럼 두 선수의 귀를 잡아서 끌고 가며 끝나 웃음을 자아냈다.

레노는 방한 당시 인터뷰에서 손흥민이 좋은 친구라며 서로의 집에 찾아가 음식을 해 먹기도 하고, 원정 떠나는 버스는 물론 숙소에서도 함께 지낼 정도라고 털어놓았다.

2014년 손흥민과 함께 내한한 레노 (출처 : 레노 SNS 계정)


■손흥민-레노, '북런던 더비' 라이벌로 재회!

손흥민이 2015년 토트넘으로 떠난 뒤 줄곧 레버쿠젠 골문을 지키던 레노가 2018년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밟게 돼 두 절친은 동료가 아닌 적으로 만나게 됐다. 그것도 '북런던 더비'를 치르는 앙숙 토트넘의 공격수와 아스널의 골키퍼로 말이다. 체흐의 백업 골키퍼로 영입된 레노는 꾸준한 성장으로 주전으로 올라섰다. 라이벌전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두 선수는 경기 전 입장할 때 만나면 누구보다 반갑게 인사하고, 경기가 끝난 뒤에는 웃으며 대화를 나누곤 했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승부가 펼쳐진다.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아는 절친이라서일까? 손흥민의 '다이빙 논란'이 일었던 2018-2019시즌 맞대결에서는 레노가 손흥민의 슈팅을 세 차례나 쳐냈고, 2019-2020시즌에는 손흥민의 환상적인 감아 차기를 감각적으로 막아냈다.

이번 시즌에는 손흥민이 레노의 허를 찔렀다. 25m 거리에서 감아 찬 기습적인 슈팅이 환상적인 궤적을 그리자 레노도 어쩔 수가 없었다. 이 골은 토트넘 구단 '이 달의 골'에 이어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뽑은 2020년 '최고의 20골' 중 하나로 뽑혔다.


레노는 아스널의 주전 수문장이지만 독일 대표팀에서는 8경기 출전(무실점)에 그쳤다. 올리버 칸의 계보를 잇는 마누엘 노이어라는 커다란 경쟁자가 있기 때문이다. 노이어는 A매치 96경기 출전으로 센추리 클럽 가입을 바라보고 있다. 대표팀만 가면 벤치를 지켜야 하는 레노는 독일 '디 벨트'와의 인터뷰에서 노이어가 지난 30년 이상을 통틀어 최고의 골키퍼라고 생각하기에 낙담하지 않는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스널은 오늘(27일) 새벽 사우샘프턴전에서 3대 1 역전승을 거두며 초반의 부진을 딛고 어느새 8위까지 뛰어올랐다. 아스널은 최근 6경기에서 단 2골만 내주며 5승 1무의 가파른 상승세를 탔는데 레노의 안정감 역시 돋보였다. 아스널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20골을 내줘 실점이 4번째로 적은 팀이다.


손흥민이 최고의 시즌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레노 역시 어느덧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골키퍼로 자리매김했다. 유망주 시절부터 우정을 쌓아온 두 절친은 과연 '월드클래스'로 올라설 자신들의 미래를 예상했을까?

박선우 기자 (bergkam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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