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네 들은 낚시하지 마세요... 떼지어 다니는 블루봇입니다
물고기는 떼를 지어 다닌다. 천적을 만나도 무리를 지어 다니면 공격당할 위험이 줄고, 한 마리가 먹이를 찾으면 전체가 도움을 얻는다. 과학자들이 복잡한 프로그램 없이도 물고기처럼 떼를 지어 다닐 수 있는 수중 로봇을 개발했다.
미국 하버드 공대의 라드히카 나그팔 교수 연구진은 지난 13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블루봇’이라는 수중 로봇 7마리로 물고기 떼처럼 모이고 흩어지며, 원형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물고기는 떼를 지어 다닐 때 어느 한 개체가 집단 동작을 조정하거나 서로 의논을 하지도 않는다. 다만 각자 바로 옆 동료를 보고 내린 판단이 모여서 집단 행동이 나타난다. 과학자들은 이를 ‘암묵적 조정’이라고 부른다. 연구진은 위성 신호나 무선통신이 작동하기 어려운 물속에서도 같은 방법이 유용하다고 봤다.
10㎝ 길이의 블루봇은 모터 힘으로 등과 가슴, 꼬리 지느러미를 움직여 이동한다. 연구진은 동료가 근처에 오면 둘 사이의 가운데로 움직이라는 간단한 명령만으로 물고기가 떼를 짓게 했다. 반대로 지시하면 물고기가 흩어졌다. 동료가 가까이 오면 오른쪽으로 돌고, 주변에 동료가 없으면 왼쪽으로 돌게 하면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동작이 나타난다.
연구진은 지난 2014년 원통 모양 로봇 1024대에 동료가 옆에 오면 멈추는 식의 간단한 명령만 내려 알파벳 모양을 이루게 한 바 있다. 이번은 처음으로 물이라는 3차원 공간에서 같은 집단 행동을 구현한 것이다.
집단 행동은 로봇이 상대와 떨어진 거리를 아는 데서 시작된다. 연구진은 로봇이 상대의 몸에 달린 발광 다이오드(LED) 세 빛을 눈에 있는 카메라로 인식해 거리를 측정하도록 했다. 등에 있는 두 LED 거리는 86㎜이다. 아래 위의 LED 간격도 같다. 로봇은 LED 빛 사이가 줄면 동료가 멀리 있다고 판단하고, 빛 간격이 늘어나면 동료가 곁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나그팔 교수는 “실험에서 로봇 물고기 7마리가 무리를 이루면 한 마리보다 탐색 속도가 10배나 높아졌다”며 “앞으로 로봇 물고기 떼가 산호초의 상태를 탐사하거나 외래 어종을 감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물고기 행동을 연구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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