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걸 보도 않는 게 언론인이냐" 마틴 배런 국장, WP 떠난다

손성원 입력 2021. 1. 27. 15:30 수정 2021. 1. 27. 15:4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16년 국내 개봉된 영화 '스포트라이트'로 유명한 미국 워싱턴포스트(WP)의 편집국장인 마틴 배런(66)이 8년 임기를 끝으로 다음달 28일 물러난다.

26일(현지시간) WP에 따르면 이날 배런 국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곳 WP에 도착한 순간부터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이바지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45년 동안 쉼없이 달려온 나는 66세가 되면서 새롭게 나아갈 준비가 됐다"며 은퇴 의사를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제 성추문' 보도 영화 '스포트라이트' 
실제 모델로 유명한 배런, 내달 28일 퇴임
베이조스 "크고 강한 뉴스룸 만들어내"
마틴 배런 워싱턴포스트(WP) 편집국장. 위키피디아 캡처

"이런 걸 보도하는 게 언론인입니까?"

"그럼 이런 걸 보도하지 않는 게 언론인입니까?"

2016년 국내 개봉된 영화 '스포트라이트'로 유명한 미국 워싱턴포스트(WP)의 편집국장인 마틴 배런(66)이 8년 임기를 끝으로 다음달 28일 물러난다.

26일(현지시간) WP에 따르면 이날 배런 국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곳 WP에 도착한 순간부터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이바지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45년 동안 쉼없이 달려온 나는 66세가 되면서 새롭게 나아갈 준비가 됐다"며 은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WP의 용기와 독립성에 경의를 보낸다"며 "WP의 구성원들은 최고의 저널리즘을 전달해왔고 객관적 사실에 대한 끝없는 공격에 단호히 맞서고 있다"고 전했다.

배런 국장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하기 몇 주 전인 2013년 1월 1일 WP에 합류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WP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종종 WP를 "가짜뉴스"와 "국민의 적"이라 낙인 찍었다.

이에 2017년 WP는 '민주주의는 어둠 속에 죽는다'(Democracy Dies in Darkness)라는 슬로건을 채택하기도 했다.

배런 국장은 영화 '스포트라이트' 덕분에 유명해졌다. 이 영화는 2001년 보스턴글로브지의 탐사보도팀 기자들이 수십년 동안 일어난 천주교 사제들의 아동 성폭행과 조직적 은폐를 불굴의 의지와 집요한 취재를 통해 보도한 과정을 다뤘다.

당시 배런 국장은 지역면에 실린 작은 기사와 칼럼에 등장한 사제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자세히 파헤칠 가치가 있다고 판단, 스포트라이트 팀에 심층 취재를 지시했다. 해당 보도는 퓰리처상을 받았고, 영화는 2016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다.

배런 국장은 2013년 WP 부임 당시 580명이던 취재진 규모를 1,000여명으로까지 키워냈다. 그의 재임 기간 WP는 8년 동안 10개의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WP를 인수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배런은 어느 때보다 크고 강한 뉴스룸을 만들어냈다"라고 평가하며 "당신의 지성뿐 아니라 마음까지 그리울 것"이라며 퇴임을 아쉬워했다. 프레드 라이언 WP CEO는 "배런은 디지털 전환을 훌륭히 해냈고 전례없는 수준으로 독자 수를 늘렸다"고 치켜세웠다. 아직까지 배런 국장의 후임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