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회의 참석, 몇명이 적당할까요?" 구글이 알려주는 재택근무 '꿀팁'

'정보제공'은 다수 참여해도 효과적..브레인스토밍·의사결정은 소수로
전날 우선순위 정하고 화요일 저녁은 전자기기 사용 않는 '노테크 챌린지'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손인해 기자 = "화상회의 전에 '목적'을 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정보제공, 브레인스토밍, 의사결정. 세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당신은 왜 화상회의를 하나요?"

로라 메이 마틴 구글 생산성 총괄 책임자는 27일 오전 '구글 업무 생산성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에서 이같이 말했다.

구글 임직원을 대상으로 시간·미팅 관리 등에 관해 자문 역할을 하는 그는 이날 전례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변화한 업무 환경에서 생산성 향상을 위한 사례를 공유했다.

마틴 책임자에 따르면 정보 제공 목적의 화상회의는 한 명이 주도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면 다른 구성원은 채팅이나 표결로 참여할 수 있어서 굉장히 많은 사람이 참여해도 충분히 효과적이다.

반면 브레인스토밍이나 의사 결정의 경우 구성원 간 피드백이나 여러 이야기가 오가야 하기 때문에 너무 많은 사람이 들어가면 안 된다. '피자 두 판을 나눠 먹는데 모자랄 정도로 사람이 많다'고 하면 너무 많은 사람이다.

구글 화상회의 서비스 '구글미트'는 지난 1년 간 동시에 여러명이 화상회의를 볼 수 있는 기능을 비롯해 배경을 흐릿하게 처리하거나 책꽂이 그림으로 변경하는 기능, 손들기 기능, 조사나 투표 등 인터랙티브 기능 등 업데이트를 진행해 왔다.

마틴 책임자는 "재택근무하는 구성원은 하루종일 일하는 '장거리 경주 마라토너'와 집에서 아이를 돌봐야 하는 이유 등으로 (업무 외에) 해야 할 일이 있는 '단거리 경기' 유형이 있다"며 "두 유형 모두 다음 날 어떤 업무를 해야 하는 계획을 작성했는데, 특히 실제 업무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적은 분들은 전날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게 매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두 유형의 직원에게 서로 다른 평가나 인사 체계를 만들었나'는 질문에 그는 "다른 팀원이 어떤 유형인지 파악하고 존중하는 게 중요하다"며 "내가 마라토너라면 다른 사람이 업무를 조금 일찍 끝낼 수 있게 해주고, 단거리 유형이라면 아이들이 다 자고 난 다음에 늦은 밤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라고 했다.

로라 메이 마틴 구글 생산성 총괄 책임자. (구글코리아 제공)© 뉴스1

마틴 책임자는 또 재택근무 환경에서 '번아웃'을 경험하는 직장인이 늘어났다며 구글에선 화요일 저녁에 전혀 전자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노 테크 튜스데이 나이트'(No Tech Tuesday Night) 챌린지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내가 지금 너무 오랫동안 일하고 있어 피곤하다는 감정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디바이스와 거리를 두는 것"이라며 "저녁엔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가까이하지 않고 집 안에서 나름의 휴식을 취하거나 나가서 산책을 즐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화요일 저녁부터 수요일 아침까지 전자기기를 사용하지 않고 본인이 좋아하는 퍼즐을 가족과 함께 하는 등 여가 활동을 하는 이들은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훨씬 리프레쉬 됐다'고 얘기한다"고 덧붙였다.

구글은 직원들의 정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글로벌 차원에서 휴가를 별도로 제공하고 아이들 양육이나 친인척 돌봄을 위한 휴가도 준다. 전문가 상담이나 동료들 간 서포트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마틴 책임자는 이밖에 '나는 오전에 생산성이 높은 사람'이라는 식의 재택근무 환경에서 발견한 개인의 업무 리듬을 출근 이후에도 적용해 생산성을 높이거나, 구성원들과 함께 반려견 모임이나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는 등 업무상 미팅과 구분된 사회적 교류 일정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재택근무 이후에도 생산성이 유지되고 있다.

마틴 책임자는 "구글은 분기별 거시적 목표를 설정하고, 개인 차원에서 미시적 업무 목표를 세운다"며 "거시적 목표로 생산성을 측정하고 개인이 책상 앞에 얼마나 앉아 있었나 같은 과업을 살피진 않는다. 개별 속도와 스타일에 맞게 업무를 한다"고 말했다.

s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