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차르' 푸틴 진짜 위기오나..심상찮은 나발니發 反정부 시위
부정부패·경제악화 원동력..푸틴 종신 권력 흔들리나
일회성 그칠지 광범위한 反정부 시위로 격화할지 주목
외신·전문가 "이번 주말 시위가 분수령" 한목소리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나발니에 대한 석방 요구 시위가 눈덩이처럼 확산하고 있다. 단순 석방 요구가 아닌 좀 더 광범위한 반정부 시위로 변모하고 있다”며 “정치적 자유가 줄어들고 부정부패에 대한 불만이 쌓여있던 상황에서 경제적 고통까지 더해지며 푸틴 정부에 대한 불만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만성적인 부정부패, 지난해 국제유가 및 루블화 폭락에 따른 인플레이션 등 경제적 빈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따른 봉쇄조치로 쌓인 불만이 나발니 구속을 계기로 분노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스크바에서 정치분석가로 활동하고 있는 콘스탄틴 칼라체프는 “사회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시위자마다 참가 이유가 다르겠지만 사람들을 거리로 나서게 하는 광범위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부정부패에 따른 경제적 문제에 대한 불만이 시위의 동력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CNBC방송 역시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러시아의 반정부 시위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블루베이자산운용의 티모시 애쉬 신흥시장 담당 선임 전략가는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가 암살당한 뒤 2011년, 2015년에 비슷한 시위가 있었고 2019년에도 반정부 시위가 있었지만 이번엔 뭔가 다른 느낌이다”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규모가 크지는 않아도 50개 이상의 도시에 널리 퍼져 있고, 야권 지도자의 체포, 학교나 대학에서 퇴학당할 수 있다는 경고,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통제, 영하 50도의 매우 추운 날씨에도 사람들이 시위에 참여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3일 러시아에선 나발니에 대한 석방 요구 시위가 벌어졌다. 나발니는 독극물에 중독돼 독일에서 치료를 받은 뒤 지난 17일 귀국했다가 집행유예 의무 위반으로 체포돼 30일간의 구속 판결을 받았다.
나발니는 현재 모스크바 마트로스카야 티시나의 보안 구역에 수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구금된 상황에서도 측근을 통해 푸틴 대통령의 비밀 궁전과 숨겨진 딸 등 비리 의혹을 잇달아 폭로하고 있다. 폭로 영상이 담긴 유튜브는 이미 조회수가 9000만회를 넘어섰다.
크렘린궁은 모스크바에서 4000명이 시위에 참여하는 등 규모가 크지 않을 뿐더러 국민 대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CNBC는 100여개 도시에서 수만명이 참여해 시위를 벌였으며 모스크바에서만 최소 4만여명이 집회에 나섰다고 추정했다. 현지 언론들도 모스크바에서만 1만5000명 이상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나발니 측은 모스크바에서만 5만여명, 전국적으로는 25만~30만명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의 애널리스트인 다라그 맥도웰은 CNBC에 “시위대 중 40% 이상이 처음 시위에 참여했다. 100개가 넘는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졌고, 특히 반정부적인 활동이 드물었던 세바스토폴과 케메로보에서조차 시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시위가 지금의 기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시베리아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영하 20도 날씨를 견뎌낸 28세 변호사 이브게니야 라고지나는 WSJ에 “부정부패 이면엔 빈곤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나발니 구속은 방아쇠가 됐을 뿐”이라며 “푸틴 정권이 끝날 때까지 (시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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