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조산 위기인데..제주서 300km 떨어진 부산으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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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조기 출산 위험에 처했던 쌍둥이 임신부가 도내 수술실이 아닌 300㎞ 떨어진 부산으로 향했다.
이같은 병상 부족 문제 뿐 아니라 제주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미숙아와 고위험 신생아를 돌보는 치료센터 역시 부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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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 통합치료센터도 없어.."인력수급 어렵다"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제주에서 조기 출산 위험에 처했던 쌍둥이 임신부가 도내 수술실이 아닌 300㎞ 떨어진 부산으로 향했다.
제주도내 신생아 중환자실에 여유 병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27일 제주소방안전본부와 제주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7분쯤 임신부 A씨(37)는 갑작스러운 조산 위기를 맞았다.
26주차, 게다가 쌍둥이 임신부였던 만큼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미숙아로 태어나면 출생 직후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하지만 당시 제주대병원 중환자실은 만실이었다.
의료진 판단으로 A씨는 소방헬기 한라매를 이용해 상급병원인 부산대학교병원으로 향했다.
오후 6시19분 제주국제공항을 출발한 A씨는 1시간 30분만인 7시46분쯤 부산대병원 외상센터에 도착했다.
A씨는 현재 출산 전 상태로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생아 집중치료실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A씨는 아기들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을 뚫고 타 지역으로 향해야 했다.
이같은 병상 부족 문제 뿐 아니라 제주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미숙아와 고위험 신생아를 돌보는 치료센터 역시 부재한 상태다.
현재 도내 신생아 집중치료실은 총 23병상이다. 제주대학병원이 16병상, 한라병원이 7병상을 보유하고 있다.
도내 신생아 집중치료실 병상은 위급상황을 대비해 비워두는 1~2병상을 제외하면 대부분 90% 이상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A씨와 같은 급박한 상황이 언제든 다시 반복될 수 있다는 뜻이다.
2017년 보건복지부 권역별 신생아 집중치료실 부족병상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제주도는 출생아수를 기준으로 한 필요병상수 22병상을 충족한 상태다.
그러나 고위험 산모가 늘고 있는 추세를 고려할 때 단순 출생아 수로만 병상 수의 적절성을 논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의료계에서는 만 35세 이상의 여성을 고위험 산모로 분류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 4만3000여 명이었던 고위험 산모는 18년간 약 4.7배 증가해 2018년에는 10만4000여 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분만 인프라가 부족한 지방의 경우 출산 과정에서 사망하는 산모의 비율인 모성사망비가 전국 평균보다 더 높다.
상황이 이렇지만 제주 지역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도 없는 실정이다.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는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의 치료를 전담하는 통합치료모델이다. 복지부는 신생아집중치료실 15병상, 연간 분만실적 100건 이상 운영 중인 종합병원에 시설·운영비를 지원한다.
제주도내 유일한 국립대병원인 제주대병원이 수년 전부터 센터 설치를 두고 복지부와 협의 중이지만 인력 수급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인력 조건에 따르면 산과 전문의 4명 이상, 상주 전공의 또는 전문의 1명 이상, 신생아 세부전문의 2명 이상의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마취과 전문의와 병상수 1.5개당 간호사 1명도 필수 조건이다.
그러나 애초 소아과, 산부인과 전문의 자체가 많지 않아 초빙이 쉽지 않은 상태다.
제주대병원 관계자는 "센터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신생아 전문의, 산부인과 교수들이 더 필요하지만 아무리 공고를 내도 사람이 없다"며 "고령 산모가 늘어나며 위험성도 높아지는 만큼 병상을 늘려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만 복지부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oho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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