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맛' 주린이→'백파더' 요린이, 우리는 왜 어린이가 됐나 [TV와치]

서지현 2021. 1. 2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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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를 뜻하는 말로 방송가에서 '-린이'라는 표현이 흔히 사용되고 있다.

방송에서 언급된 '주린이' '요린이' 등의 표현도 상대를 비하하거나 얕잡아보는 표현이 아닌, 아직 서툰 이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느낌으로 사용된다.

또한 굳이 '-린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아도 서로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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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서지현 기자]

초보자를 뜻하는 말로 방송가에서 '-린이'라는 표현이 흔히 사용되고 있다.

과연 성인에게 '초보자'를 나타내기 위해 '어린이'라는 의미가 덧붙여질 수 있을까.

1월 26일 방송된 TV조선 '아내의 맛'에서는 함소원-진화 부부의 하루가 그려졌다.

이날 진화는 아내 함소원 몰래 지인과 함께 약 300여 만원을 주식에 투자한 사실이 들통났다. 진화는 "잃으면서 배우는 거다. 나도 다 공부를 했다. 소식통도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함소원은 "전문가들도 어려운 게 투자"라며 의견 대립을 보였다.

결국 함소원-진화 부부는 투자 아카데미를 운영 중인 이정윤 대표를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이 과정에서 진화에게 '슈퍼 주린이'라는 자막이 사용됐다. 주식을 이제 막 시작한 초보자들을 뜻하는 단어로 '주식'과 '어린이'의 합성어다.

이 같은 '-린이'식 표현은 이미 방송가에서 다양하게 사용돼 왔다. 특히 MBC '백파더 : 요리를 멈추지 마!'에선 요리 초보자들에게 '요린이(요리+어린이)'라는 애칭을 사용했다. MC 양세형은 "오늘의 요린이들 만나보겠습니다", "요린이들 재료 한 번 보여주세요"라며 이들에게 친근함을 표현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린이'식의 표현을 두고 불편함을 느끼는 이들도 있다. 이에 대해 국제아동인권센터는 지난해 한글날을 하루 앞둔 10월 8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한글, 아동 인권을 만나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게시글을 통해 국제아동인권센터 측은 "우리가 사용하는 수많은 '-린이'라는 말에는 '어린이는 미숙하다' '어린이는 불완전한 존재다'라는 생각이 반영돼 있을지 모른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어린이'가 어린아이를 대접하거나 격식을 갖추어 이르는 말임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시작으로 방송가까지 '-린이'라는 표현이 번졌다. 그러나 '어린이'의 본 의미가 아동의 격식을 위한 단어인 만큼, 그 가치를 낮추고 얕잡아보는 형태의 의미로 사용해선 안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단어의 본 뜻을 훼손하는 것과 동시에 어린아이들을 '미성숙한 존재'에 가둬둘 수 있다는 의견도 다수 제기됐다.

반면 '-린이'라는 표현이 어린이를 포함하고 있는 만큼 단순히 귀여운 애칭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방송에서 언급된 '주린이' '요린이' 등의 표현도 상대를 비하하거나 얕잡아보는 표현이 아닌, 아직 서툰 이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느낌으로 사용된다.

이 가운데 국제아동원인권센터는 '-린이' 라는 표현 대신 '초보'를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물론 '-린이'식의 표현은 단순히 트렌드의 일종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린이'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실제 그 단어에 해당하는 이들에게 부정적인 프레임을 덧씌워질 가능성이 있다면 지양함이 옳다. 또한 굳이 '-린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아도 서로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사진=TV조선 '아내의 맛', MBC '백파더 : 요리를 멈추지 마!')

뉴스엔 서지현 sjay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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