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1명 의무검사에.. 포항 시민들 "대기만 2시간" 불만 잇따라

이승규 기자 2021. 1. 2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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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스루도 2km 정체.."검사 받다가 코로나 걸릴 듯"
포항시, 기일 연장에 검사 장소 늘리기로
27일 경북 포항시청에서 이강덕 포항시장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따른 가구당 1명 진단검사와 관련해 현장에서 혼선이 빚어지자 기간 연장 등 조정안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경북 포항시가 코로나 진단검사 기일을 기존 31일에서 다음달 3일까지 연장했다. 앞서 포항시는 지난 25일 전국 최초로 한 가구에 1명 이상 의무적으로 코로나 진단 검사를 받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검사까지 2시간 이상 기다리거나 차량 정체가 빚어지는 등 혼란이 발생하자 이 같은 조치를 발표했다.

27일 이강덕 포항시장은 긴급 브리핑을 열어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해 검사 기간을 연장한다”면서 “검체팀과 검체 기관을 대폭 확대해 신속한 검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존 포항시 남·북구 보건소와 17개 임시 선별진료소에 더해 포항의료원, 성모병원, 에스포항병원, 포항세명기독병원, 좋은선린병원 등 5개 병원에서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기존 44팀이었던 검체요원도 73팀으로 확대한다.

앞서 진단검사 의무화 첫날인 26일부터 이날까지 코로나 검사를 받으러 대기하는 시민들이 지역 곳곳에서 장사진을 이뤘다. 26일 기준 총 2만 1932명이 검사를 받았다.

27일 경북 포항시 남구 대잠동 시청 앞에 마련된 선별검사소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연합뉴스

최근 경북도 추가 확진자 수는 감소하는데 반해 포항시에선 감염이 지속되자 내린 방역 조치였지만 사전 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포항시가 행정명령을 내린 시점은 지난 25일이지만 6일간 17만 5000여세대가 모두 검사를 받기엔 시간이 촉박했다는 것이다. 포항시 북구에 거주하는 A(36)씨는 “시민들은 당장 다음날부터 검사를 받으라고 해서 나왔는데 시는 준비도 제대로 해놓지 않았다”면서 “검사 기다리다가 코로나 걸릴 판”이라고 말했다.

차량에 탄 채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검사소 역시 때 아닌 차량 정체로 혼선이 빚어졌다. 지난 26일 한마음체육관 주변 도로는 약 2km 거리의 차량 대기선이 생겼다.

이렇게 되자 검사 첫날인 26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시민을 보호할 방법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포항시가 시민에게 공개사과하게 해달라”는 취지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검사 대기 상황을 보면 거리두기 관리 안되고 다닥다닥 붙어있다” “코로나 검사를 하기 싫다는게 아니다. 그런 결정을 내릴 때는 시민의 안전을 생각하고 불편함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27일 오후 3시 현재 이 글에는 1만 1659명이 동의했다.

27일 0시 기준 포항시 전체 확진자 수는 400명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궂은 날씨에도 검사에 참여해주신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시행 첫날 미흡한 부분을 보완해 시민 불편을 해소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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