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피부·근육 쉽게 만드는 세포 공장 나왔다

이현경 기자 2021. 1. 2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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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2~3종의 세포를 함께 배양해 원하는 조직으로 쉽게 키울 수 있는 세포 공배양 플랫폼을 개발했다.

세포 공배양 기술은 동물을 대신해 신약 후보 물질 발굴 등에 활발히 사용되는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정영미 생체재료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이 기존 세포 공배양 플랫폼보다 두께가 10분의 1로 얇고 세포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한 새로운 세포 공배양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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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미 KIST 생체재료연구센터 책임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개발한 세포 공배양 플랫폼. 막 두께가 1μm 미만이어서 기존 플랫폼보다 세포가 잘 자란다. K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2~3종의 세포를 함께 배양해 원하는 조직으로 쉽게 키울 수 있는 세포 공배양 플랫폼을 개발했다. 세포 공배양 기술은 동물을 대신해 신약 후보 물질 발굴 등에 활발히 사용되는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정영미 생체재료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이 기존 세포 공배양 플랫폼보다 두께가 10분의 1로 얇고 세포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한 새로운 세포 공배양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내용은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 지난달 8일자 온라인판에 먼저 공개됐다. 

그간 신약 개발에서 동물을 이용한 전임상 시험을 대체하기 위해 서로 다른 종류의 세포를 함께 키우는 세포 공배양법이 활발히 연구됐다. 피부세포, 혈관세포 등 인체의 다양한 세포를 키워 실제 생체조직과 비슷하게 만들어 동물 대신 사용하는 것이다. 

문제는 서로 다른 세포를 여러 종류 섞어서 키우면 성장이 빠른 세포가 다른 세포를 잠식해 정상적으로 배양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현재 배양 기술로는 세포 2~3종을 함께 키우는 게 최선이다. 또 세포마다 자라는 형태가 달라 이를 제어하기도 쉽지 않다. 가령 피부세포는 일렬로 자라거나 수직으로 자라면 안 되고 층층이 누워 있는 형태로 자라야 실제 피부 조직 대신 사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휘어지는 유리 등 소재 기술로 유명한 미국 기업인 코닝이 개발한 트랜스웰(Transwell)이 주로 쓰였다. 트랜스웰은 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 분의 1m) 수준의 작은 구멍이 여러 개 뚫린 얇은 막을 사이에 두고 세포를 함께 키우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막 구멍의 밀도가 낮고 막 두께가 수십μm 정도로 세포 사이의 활발한 상호작용을 유도하기에는 두꺼워 한계가 있었다.

정 책임연구원은 “고탄성 생체적합 고분자 소재를 이용해 두께가 1μm 미만으로 매우 얇고 구멍은 훨씬 많은 동전 크기의 세포 공배양 플랫폼을 만들었다”며 “카스테라처럼 막에는 구멍이 촘촘하게 뚫려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세포 공배양 플랫폼의 막 두께는 트랜스웰의 10분의 1 수준에 해당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세포 공배양 플랫폼을 이용해 줄기세포와 혈관세포를 동시에 키운 결과 트랜스웰로 배양했을 때와 비교해 줄기세포가 혈관벽세포로 분화가 잘 일어났고, 혈관 내피세포도 세포가 끊어지는 부위 없이 잘 자랐다. 정 책임연구원은 “혈관세포 외에도 피부세포와 근육을 만드는 섬유아세포도 잘 자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세포 공배양 플랫폼은 제약회사, 병원 등 사용처가 많은 만큼 상업적 가치도 크다. 정 책임연구원은 “세포 공배양 플랫폼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연구소 기업 창업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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