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父·강경화 시부 빼고 한다는 '가짜 유공자' 전수조사

김상진 2021. 1. 2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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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광복군' 의혹, 김원웅 광복회장 부모는 조사
손용우·이기을, 과거 경력 둘러싸고 논란 계속돼
보훈처 "독립유공자 심사 기준 더 완화할 것"
"카자흐 대통령 방한 맞춰 홍범도 유해 봉환"
"안중근 유해발굴, 남북 관계 물꼬틀 수 있어"

국가보훈처가 27일 대통령 신년 업무보고를 통해 연내 독립유공자 공적을 전수조사해 '가짜 유공자'를 가려내겠다고 밝혔다. 가짜 유공자로 밝혀지면 서훈을 박탈하겠다는 것이다.

27일 국가보훈처의 대통령 신년 업무보고에 앞서 전날 서울지방보훈청에서 열린 사전 브리핑에서 이남우 국가보훈처 차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사 대상은 1977년 보훈처가 국가유공자 포상 업무를 시작하기 이전 서훈자 전원(1565명), 언론을 통해 문제 제기된 인사 등이다.

그런데 이번 조사 대상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공적을 둘러싸고 정치권이나 언론이 여러 의혹을 제기했던 손혜원 의원의 아버지 손용우 씨(1923~99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시아버지 이기을 전 연세대 명예교수(1923~2020년)에 대해선 조사하지 않기로 하면서다.

반면 광복회 회원 등으로부터 '가짜 광복군' 의혹을 받는 김원웅 광복회 회장의 부모인 김근수 씨(1912~92년), 전월순 씨(1923~2009년)는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보훈처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허위 공적이나 포상 당시에 밝혀지지 않았던 친일 행적을 밝히는 데 초점을 뒀고, 언론에서 문제 제기한 경우도 주로 친일과 관련한 것"이라면서 "다만 김원웅 회장 부모의 경우 국회에서도 문제 제기가 있어서 재조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8월 15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제73주년 광복절 및 정부수립 70주년 경축식에서 손혜원 의원의 부친인 손용우 씨에 대한 건국훈장 애족장을 손씨 배우자 김경희 씨에게 수여하고 있다. [뉴스1]


손 의원의 부친 손용우 씨는 지난 2018년 광복절에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으면서 논란이 일었다. 손씨의 경우 조선공산당 당원 등 좌익 경력으로 인해 1982년 이후 6차례 보훈 심사에서 모두 탈락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현 정부 들어 기준을 완화하면서 신청이 받아들여졌는데, 손 의원이 당시 피우진 보훈처장을 재심사 전에 만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최근 법원에선 관련 사실을 국회에 허위 보고했다는 이유로 보훈처 담당 국장이 실형(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강 장관의 시아버지 이기을 교수 역시 보훈처가 심사 기준을 낮추면서 국가유공자가 된 경우다. 이 교수는 '옥고 3개월'이란 기준에 미흡해 과거에는 심사 대상에도 오르지 못하다가, 지난해 7월에야 포상을 받았다.

이 교수는 1941년 '중앙고보 5인 독서회' 사건으로 체포됐는데 기소 유예 처분을 받아 1개월 20일 만에 풀려났다. 포상 소식이 알려지자 일각에서 "현직 장관인 '며느리 찬스'를 쓴 것 아니냐"는 특혜설까지 불거졌다. 또 이 과정에서 이 교수가 일본군 학병에 강제 징집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등장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25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제3차 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 준비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훈처는 이번 조사를 위한 '특별 자문위원회'를 꾸릴 예정이다. 단, 자문위원 명단은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다. 보훈처 관계자는 "논란이 많은 만큼 위원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며 "원로학자 등으로 구성된 특별 자문위에서 포상보다 더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사자들 소명도 들어보는 등 충분히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보훈처는 이번 업무보고에서 "독립유공자 심사 기준을 더 완화하겠다"고도 밝혔다. 이남우 보훈처 차장은 26일 사전 브리핑에서 "100년 전 기록을 바탕으로 공적 평가를 하기에는 기록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가급적 많은 분을 포상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주로 의병과 여성독립운동가가 대상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보훈처는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에 대해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지연된 카자흐스탄 대통령 방한 일정에 맞춰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 차장은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과 관련한 질문에는 "(중국 당국의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북한과 공동사업으로 진행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라면서 "북한과 관계 개선을 위한 물꼬를 트는 사업으로 충분히 의미 있다"고 답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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