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알레르기 '독감의 4.2배'.."병원마다 응급처치약 보유해야"

장윤서 기자 2021. 1. 27. 14:5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美 CDC, 백신 접종자 100만명 중 5.5명꼴 알레르기
전문가 "과민성 쇼크 대비 에피네프린 보유 필요"
정부, 29일 코로나 백신 접종 세부 계획 발표

영국이 세계 최초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일반 접종을 시작한 지난해 12월 8일(현지시각) 런던 한 병원 백신센터에서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 달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국내 첫 접종으로는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국제 백신 공유 프로젝트)가 공급하는 화이자 백신과, 정부가 선구매한 아스트라제네카가 유력하다. 문제는 미국에서 화이자, 모더나 등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중 쇼크사 위험 가능성이 큰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를 보인 사례가 현재까지 최소 29건 나오면서, 백신 관련한 부작용 대응 마련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온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에서 공식 언론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530만여명 중 최소 29명이 아나필락시스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AP통신,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보도했다. 이는 100만명당 5.5명꼴로 1.3명꼴인 독감백신의 4.2배다. 이들 29명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또는 모더나가 제조한 백신을 접종받았다. 화이자 백신 접종자 190만명 중 급성 과민증인 아나필락시스를 겪은 사람은 21명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현재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 및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화이자, 모더나 4개 제약사와 각각 백신 구매계약을 체결해 총 5600만명 분을 확보했다. 여기에 더해 노바백스와 2000만명분 구매 계약을 거의 완료한 상태다.

당장 다음 달부터 한국도 백신 접종을 시작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 이력이 있는 경우에는 대응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영국 등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례에서는 공통적인 부작용이 나타난다.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 3상 결과를 보면 접종 부위에 통증, 가려움, 붓기, 피부 발적(자극으로 빨갛게 부어오르는 현상)이 나타난다. 몸 전체 중 어느 한 곳에 증상이 나타나는 국소 부작용이다. 오한이나 근육통, 피곤함, 두통 등 전신 부작용도 나타난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 또는 장기적 합병증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 설명이다. 박완범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화이자와 모더나 RNA 백신 모두 다른 백신들과 비슷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에 오한, 발열감, 근육통, 관절통, 두통 등의 전신 반응 및 주사 부위 통증, 발적, 부종 등 국소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모두 백신 부작용은 주로 2회 차 접종 후 많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2회 차 접종 후 16%가 발열, 26%가 두통, 38%가 근육통을 호소했고 모더나 백신도 유사했다. 박완범 교수는 "장기적 합병증은 아직 보고되지 않았지만, RNA 백신은 새롭게 시도되는 종류의 백신이기 때문에 장기 합병증 발생에 대해 추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혈압 저하나 호흡 부전을 동반한 아나필락시스 반응도 드물게 나타날 수 있다. 아나필락시스란 특정 식품, 약물 등의 원인 물질에 노출 후 수분, 수 시간 이내에 전신적으로 일어나는 중증 알레르기 반응을 말한다. 가을이면 말벌에 쏘여 사망하는 이가 종종 발생한다. 봉침 요법에 의한 사망도 원인은 아나필락시스다. 이처럼 특정 항원에 의한 알레르기가 발생할 경우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인한 호흡곤란 등 증상이 나타나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이에 접종 병원마다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심각한 부작용의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조석주 부산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필요하며,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면서 "전국에서 수천만명이 백신을 맞게 될 것이다. 수많은 병의원들이 백신을 주사하게 될 것이므로 부작용에 대비도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나필락시스 발생에 대비하기 위한 병원별 응급처치약 보유가 필수라고 했다. 조석주 교수는 "아나필락시스 치료를 위해 외국에서는 자가 주사용으로도 처방되는 응급처치제인 에피네프린을 투약한다. 그런데 국내에서 일부 병·의원들에는 에피네프린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백신을 주사하는 모든 병의원에 이 약물을 준비하고 적응증과 사용법을 재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그는 "각 의료기관당 1~2개면 충분할 것"이라고도 했다.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이 두려워서 접종을 기피하려는 이들도 있다. 전문가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이 20분의 1로 감소한다고 볼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백신 접종을 권장했다. 백신 부작용보다 백신 접종을 통해 얻는 이득이 크다는 것이다. CDC는 코로나19 백신 부작용들은 다른 백신과 비슷한 부작용이며, 접종 당일이나 이틀 내 시작돼 2~3일 후엔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오는 28일 발표할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시행 계획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발표한다. 예방접종 계획에는 접종 대상자와 접종 기관, 실시 기준, 접종 후 이상반응 관리 체계 등이 포함된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