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 "비트코인, ETF 나오면 투자자산 가치 재평가해야"

김세진 2021. 1. 2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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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통 금융권에서 투자자산으로서 비트코인(BTC)을 분석하는 보고서가 나왔다. 신영증권은 27일 내놓은 '암호화폐와 ETF' 보고서에서 “비트코인(BTC)이라는 투자자산에 대한 판단은 현 시점에서 보류한다”면서도 “현재 비트코인은 투자주체를 비롯해 관련 규제와 세제 등이 구체화되고 있어 향후 금융상품으로 확대될 경우 독립적인 투자자산으로서의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비트코인이 투자자산으로 외연을 확장하는데 핵심으로 평가받는 금융상품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다. 보고서는 바이든 정부에서 선임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개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을 비트코인 ETF 승인의 핵심 인물로 꼽았다.

지난해 비트코인 가격 300% 상승…투자주체 다양해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최근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투자자산으로서의 가치에 대한 논의가 다시 점화됐다. 특히 기관 등으로 투자주체가 확대됐다는 점에서 2017년의 상승세와 다르게 투자자산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설명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2017년 140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다가 가격 급락 후 투자시장에서 소외를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연간 상승률 305%를 기록하는 상승세를 보이면서 다시 주목을 받았다.

투자자의 유형도 다양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 가격과 거래량 추이에 따르면 2020년 말 거래량이 빠르게 확대됐다. 선물 매매에는 통상적으로 기관 투자자의 참여도가 높다. 보고서는 “이는 2017년 개인 투자자 위주의 투기적인 투자 광풍과는 달리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시각에 어느 정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자금 유입이 늘고 있는 비트코인 펀드도 신규 투자자 유입을 반증한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이 운영하는 비트코인트러스트(GBTC) 상품은 2020년에만 47억달러(한화 약 5조1911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해당 운용자산 증가율은 829%로 비트코인의 2020년 연간 상승률을 크게 웃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기관 등 신규진입한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지 않고 GBTC와 같은 금융상품을 이용해 투자하는 이유는 개별적인 비트코인 계좌 개설에 대한 부담,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 안에서의 투자를 선호하는 심리, 실물 비트코인 투자가 불가능한 점, 미국 내 퇴직연금 계좌(IRA)로 투자 시 세제 혜택이 있는 점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 ETF로 외연 확장하나…美 SEC·재무부에 눈길

비트코인이 투자자산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비트코인 펀드에 이어 제도권 금융권에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금융상품이 나와야 한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재까지 미국 SEC는 비트코인 ETF 신청을 번번히 반려했지만 지난 12월 미국 자산운용사 반에크는 비트코인 ETF 승인을 다시 신청한 상태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최근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신임한 SEC와 재무부 장관이 이후 비트코인 ETF 승인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봤다.

최근 재무장관에 지명된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암호화폐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지난 18일 상원 금융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재닛 옐런 재무장안 지명자는 비트코인에 대해 우려 섞인 의견을 나타내며 향후 불법적인 일에 악용되지 않도록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비친 바 있다.

SEC 위원장에 지명된 개리 겐슬러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018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로 합류하면서 ‘블록체인과 돈’이라는 강의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인물이다. 보고서는 그에 대해 “새로운 SEC 위원장으로 임명 시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의 방향이 나오고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 ETF로 상품화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크다”고 진단했다.

비트코인 ETF 논의와 함께 미국 ETF 시장에는 블록체인 기술과 연관된 기업들에 투자하는 ETF도 등장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큰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ARK 인베스트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사이버보안, 블록체인 기술을 중점 테마로 하는 ARK넥스트인터넷ETF(ARKW)를 운용하고 있기도 하다. 보고서에서는 “비트코인이라는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각은 아직도 나뉘어져 있으나 블록체인 기술의 산업 내 활용도에 대한 긍정적 시각은 일치점을 찾아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세진 D.STREET(디스트리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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