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쌀 천사'의 11년 기부 "코로나도 막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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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발신자 없는 20kg짜리 쌀 300포가 서울 성북구 월곡2동 주민센터에 조용히 도착했다.
그리고 2021년 신축년 새해에도 20kg 쌀 300포를 실은 트럭이 월곡2동 주민센터에 도착했다.
해마다 천사의 쌀이 도착하는 이른 새벽 월곡2동 주민센터 앞은 공무원 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자, 산책하던 주민 등 100여 명이 일렬로 서서 쌀을 나르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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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천사로 불리는 이 독지가는 올해도 "어려운 이웃이 조금이나마 든든하게 명절을 날 수 있도록 27일 새벽에 쌀을 보내니 잘 부탁한다"는 짤막한 전화가 전부였다고 한다.
올해까지 11년간 보내온 쌀은 총 3300포, 무게 66톤, 싯가 1억9800여 만 원 상당에 이른다.
전화를 받은 박미순 월곡2동장은 만감이 교차했다고 한다. 그는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인 만큼 천사가 쌀을 보내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다"면서 "천사의 전화를 받고서 어려운 상황에도 꾸준히 나눔을 실천하는 것에 대한 존경과 감사, 그리고 천사의 안부를 확인하게 되어 안도하는 마음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매년 천사의 쌀 300포를 실은 트럭을 맞는 일은 월곡2동의 큰 행사가 됐다. 해마다 천사의 쌀이 도착하는 이른 새벽 월곡2동 주민센터 앞은 공무원 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자, 산책하던 주민 등 100여 명이 일렬로 서서 쌀을 나르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이날도 천사가 보낸 쌀 300포를 실은 트럭이 주민센터 앞에 도착하자 거리두기 준수를 하며 쌀을 나르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참여 인원도 대폭 줄이고 별도 행사도 생략했다. 일사분란한 움직임 속에 한 봉사자의 안경은 가뿐 숨에 뿌연 김이 가득 서렸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코로나19로 소외 이웃이 더욱 큰 고독감 속에서 지내는 상황"이라며 "독지가의 월곡2동 쌀 기부는 소외 이웃에 따뜻한 이웃이 있다는 정서적 지지감을 안기는 동시에 도움받는 이들이 다시 다른 이를 돕는 선행의 선순환이 이어지는 뜻깊은 사례다. 천사의 뜻을 잘 살리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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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민수 기자] maxpres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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