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 상식마저 거부한 맹신..아이엠선교회 집단감염 불렀다
공동샤워·단체숙식 등 방역 무시로 대규모 확산
"코로나 때문에 수지맞았다" TCS 국제학교 홍보
교계 "영어+유학·성공+신앙' 성공주의 세뇌
선민사상 무장한 근본주의적 신앙 신봉" 비판
‘왜 이들은 의학 상식마저 무시할까?’
인터콥선교회 최바울 선교사가 코로나 백신과 관련한 빌 게이츠 음모론을 제기한 데 이어, 아이엠(IM)선교회 마이클 조 대표도 하나님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지켜주신다는 주장을 편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들의 종교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아이엠선교회가 자신들이 운영하는 교육시설을 설명하는 동영상을 보면, 마이클 조 대표는 “방학 때 2천명을 모아 수련회를 했기에 내가 슈퍼 확진자가 되어야 하는 상황인데 한 명도 걸리지 않았다”면서 “하나님은 저희를 과학적으로 지켜주신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입생이 미어터져 2019년 7곳에 불과하던 교육시설 수가 24개로 늘었고, 올해도 10여 곳에서 문을 열기로 해 코로나 때문에 수지맞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코로나19) ‘확진자’를 만든 게 아니라 (아이엠선교회 산하 교육시설 입학) ‘확정자’를 많이 만들었다고도 했다.
그의 주장과 달리 아이엠선교회는 대전 아이이엠(IEM)국제학교발 확진자가 발생하기 훨씬 전부터 전국적으로 감염을 확산시켰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이엠선교회는 전국 25개 교회에서 티시에스(TCS)국제학교 등 연계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어서 이를 통한 확산 우려도 크다. 실제 지난 16일 홍천으로 수련회를 간 대전 아이엠선교회 소속 청년 훈련과정 학생과 인솔 목사 부부 등 40명 가운데 39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지난달 말부터 20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경기 용인 수지산성교회도 아이엠선교회 산하 요셉티시에스국제학교를 운영 중이었다.
의학적 상식과 종교적 신앙을 혼동한 마이클 조의 주장은 방역 무시로 이어졌다. 이들은 7명에서 많게는 20명이 한 방에서 몰려 생활했고, 일부 층의 샤워 시설을 공동으로 사용했으며, 좌석별 칸막이도 없이 식사를 했다. 특히 지난 12일엔 일부 학생이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나타났음에도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 이 단체는 지난해 8월엔 종교시설 집합제한 명령에도 불구하고 300명에 가까운 학생이 모이는 행사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엠선교회 마이클 조 대표는 25일 사과문을 내어 “아이들에게 발열이 생겼을 때 공간을 분리하기는 했으나 감기일 수 있단 생각에 초기 대응을 빠르게 하지 못한 점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 학교 측의 판단 착오였다”고 밝혔다.
개신교계엔 교회나 선교회 등에서 운영하는 아이엠선교회 방식의 국제학교를 비롯한 비인가 학교가 수백 곳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남오성 목사는 “건강한 교회가 운영하는 대안학교도 많지만, 영어와 유학, 성공과 신앙을 결합해 선민의식과 성공주의를 세뇌하는 비인가 시설도 곳곳에 있다“며 “미국 보수 근본주의를 신봉하는 이들은 자기들만이 하나님과 직통으로 연결돼 있다고 신자와 학생을 세뇌해 맹신하게 하는 경향이 짙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부 비인가 시설에서는 ‘세상은 악, 자신들은 선’으로 이원화하고, 진화론 등 과학적 상식마저 거부한 채 창조과학 등을 주입하거나 학생들에게 성인 선교방식인 방언 기도까지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아이엠선교회가 주최하는 필리핀 어학연수에 참여한 한 학생은 “화장실에 휴지도 제대로 비치되지 않았고, 변기 옆 호수에서 나오는 물로 씻어야 하는 비위생적인 상태에다 군대식 점호 같은 통제로 심한 압박감을 받았다”며 “예배 중 마이클 조 대표가 방언을 하며 제 머리를 밀어 넘어뜨리는 퍼포먼스를 했다”고 전했다.
인천 기윤실 실행위원장 이진오 목사는 “신앙을 빌미로 책임질 수도 없는 비상식을 아이들에게 세뇌·중독시키는 자들에게 자정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비인가 시설도 필수적인 공적 교육을 이수하도록 해야 하며, 방역 거부로 인한 감염 확산에 대해서는 반드시 구상권을 행사하는 것은 물론 시설 폐쇄조치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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