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사 아직도 2만개? 사실은.."융자 갚아야 폐업 가능"
2만1647개. 코로나19(COVID-19) 한파가 낳은 '여행 보릿고개' 속에서 생존신고 한 국내 여행사 수다. 1년 넘게 지속되는 전례 없는 팬데믹(세계적 전염병 대유행)으로 여행길이 꽉 막히며 최악의 한 해를 보냈지만 여전히 많은 여행사들이 간판을 유지하며 버티고 있는 셈이다.
이를 두고 여행업계가 코로나19 내성이 생긴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정작 업계에선 '빚 좋은 개살구'란 자조 섞인 목소리가 들린다. 여행업 특성 상 인건비를 제외하면 사업 고정비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유·무급휴직으로 인력을 최소화한 채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라이선스만 유지하고 있을 뿐 2만여개 여행사 중 영업활동을 하며 매출을 내는 곳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여행업계는 1년 가까이 반강제적인 동면(겨울잠) 상태다. 2019년 3000만명에 육박하던 국민 해외여행객과 1850만명이 들어온 방한 외국인 여행객이 코로나19 사태로 80% 이상 급감하며 인·아웃바운드 축이 무너졌다. 국내 최대 여행사 하나투어의 지난해 송객 실적은 전년(290만명) 대비 91% 줄어든 24만여 명으로 평년 한 달치 실적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영업적자만 1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중소·소규모 여행사 임직원들은 사무실 문을 닫고 대리운전·공공근로·택배·건설현장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있다. 한 소규모 여행사 대표는 "유급휴직 중인 직원 임금과 각종 임대료 등 제반비용만 한 달에 500만원이 넘는다"며 "임대료도 6개월 가량 밀린 상황에서 쿠팡 플렉스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계를 꾸려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업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여행업계 실업대란 경고음도 커진다. 이미 자유투어, NHN여행박사 등이 오프라인 영업을 철수하고 직원 대다수에 대한 희망퇴직을 진행한 가운데 하나투어마저 구조조정을 본격화했다. 하나투어는 '조직 효율화'를 추진키로 결정하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권고사직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부서 별로 대상자가 상이하지만, 예상 퇴직 규모만 10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는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여행업 특별지원팀'을 가동하고 여행업 종사자의 전직 지원을 시작했다. 그러나 여행업계에선 여행 생태계 유지를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권병관 우리여행협동조합 이사장은 "정부의 방역지침에 적극 협력하며 모진 시간을 감내해왔지만 더 이상 버티기엔 임계점에 도달했다"며 "생계터전을 잃은 100만여 명의 여행업종사자와 가족들의 생존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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