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추진하던 바이오벤처들 바짝 긴장한 이유는?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 1. 27.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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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특례' 상장 조건 깐깐해져.. 미승인·자진철회 잇달아
올해 초 개정된 기술특례상장 요건이 향후 바이오기업들의 신규 상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바이오기업들의 상장 작업이 예상보다 순탄치 않은 눈치다. 계획대로 상장절차를 밟아가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높아진 평가 기준과 다양한 변수들로 인해 상장예비심사를 철회하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현재 10여개 바이오기업이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향후 진행될 상장절차에 관심이 모아진다.

◇ 오상헬스케어, 상장예비심사 미승인… 이니스트에스티는 자진 철회

26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오상헬스케어는 최근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예비심사청구 미승인을 통보받았다. 오상헬스케어는 씨젠, 수젠텍 등과 함께 대표적인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판매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진단키트 수요가 급증하며 1~3분기에만 2019년 전체 매출(573억원)의 5배에 달하는 매출(약 2400억원)을 올렸고, 이에 힘입어 같은 해 8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며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그러나 약 5개월 만에 미승인 통보를 받으면서 연내 상장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오상헬스케어 측은 “이번 (상장예비심사)청구를 철회하고 올 하반기 재신청할 예정이었으나, 주주 이익보호와 회사 발전을 위해 코스닥상장위원회 심의를 받기로 결정했다”며 “지난 상장위원회 예비심사과정에서 나타난 부족한 점을 보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니스트에스티도 최근 상장예비심사를 자진 철회했다. 이니스트그룹 계열사인 이니스트에스티는 원료의약품을 제조·개발하는 기업으로, 지난해 8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당초 심사 결과 통보 시점을 이번 달로 내다봤으나, 심사가 길어지면서 예상보다 공모가가 낮게 책정될 것으로 판단, 자체적으로 심사 청구를 취소했다. 이니스트에스티 관계자는 “올 4분기 실적이 반영될 경우 공모가 책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8월 중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다시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 업계 “심사요건 까다로워진 듯… 기술특례 상장 더 힘들어”

초반부터 두 차례 상장이 불발되면서 올해 상장 절차에 착수한 다른 바이오기업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두 회사 모두 전후 사정이 있다고 해도, 상장을 추진 중인 기업 입장에서는 높아진 ‘문턱’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실제 오상헬스케어의 경우 구체적인 미승인 배경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전보다 까다로워진 심사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개정된 기술특례상장 요건 또한 향후 바이오기업들의 상장 심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기술 평가를 위해 올해부터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개선·시행했다. 기술평가 항목을 종전 기술성 4개·사업성 2개에서 기술성 3개·사업성 3개로 수정했으며, 평가항목 수는 26개에서 35개로 추가·세분화했다. 또 주요 평가사항별로 핵심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한편, 평가기관이 적합한 평가를 내릴 수 있도록 평가 때마다 발생하는 쟁점을 정리·안내하고 있다.

기술특례상장은 기술성‧사업성이 우수한 기업이 기술평가기관 평가를 통해 상장할 수 있도록 허용한 제도로, 바이오벤처들의 주된 상장루트로 통한다. 지난해 역시 25개 기술특례상장 기업 중 17개 기업이 바이오기업으로, 전체 약 70% 비중을 차지했다. 기술특례상장이 어려워진다면 바이오기업들이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술특례상장을 준비 중인 업체 관계자는 “전보다 기준이 까다로워진 것은 사실”이라며 “바뀐 기술·사업성 기준에 맞춰 기술특례상장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장을 준비 중인 바이오기업 대부분 10년 이상 업력과 연구개발 기술이 축적된 곳인 만큼, 바뀐 요건에 맞춰 전체적인 사업 방향이나 연구·개발 분야를 바꾸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바이오업계에서는 10여개 회사가 상장을 준비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HK이노엔 등 굵직한 기업들부터 바이젠셀, 디앤디파마텍, 네오이뮨텍 등 기존 제약·바이오기업 관계사와 바이오벤처 등 다양한 회사들이 연내 상장을 노리고 있다. 물론 모든 기업이 까다로워진 상장 요건을 우려하진 않는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나 HK이노엔 등은 상장 요건 충족을 넘어 상장 흥행까지 기대되는 상황이다. 사실상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거나 모회사 상장 경험이 없는 바이오벤처들이 까다로운 심사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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