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위 1347건 접수.."사회적 사건 규명 적극 나설 것"

제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출범 50일만에 1347건의 진실규명 신청을 접수했다. 진실화해위는 정치 이념이나 공권력에 의한 피해 조사와 더불어 사회적 인권 침해 사건도 적극 다루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직 국회의 위원 임명, 조사관 채용이 끝나지 않아 조사 개시를 못한 것과 관련해 최대한 빨리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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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일 출범 뒤 1347건 접수…'민간인 학살' 규명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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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정근식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이 27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제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출범 5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형제복지원과 선감학원 등 진상규명이 온전히 이뤄지지 못한 굵직한 '과거사'들을 다룰 진실화해위는 지난 12월 10일 공식 출범했다. 이는 앞서 지난 2006~2010년 활동한 1기 진실화해위 이후 약 10년 만이다. 2021.1.27/뉴스1

진실화해위는 27일 오전 10시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견은 지난달 10일 발족한 진실화해위가 출범 50일을 맞은 시점에서 국민에게 활동 목표와 그동안 경과를 보고하겠다는 취지에서 열렸다.

진실화해위에 따르면 26일 기준 1347건의 진실규명 사건이 신청됐고 신청인은 2178명이다. 이중 주로 한국전쟁 전후 일어난 민간인 집단희생사건이 1030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인권침해·조작 의혹 125건 △적대세력 관련 사건(한국전쟁기 지방 좌익, 인민군 등에 의해 자행된 희생 사건) 111건 △해외동포사 11건 △확정된 판결사건 9건 △항일독립운동 7건 △기타 54건 순이다.

지역별 신청 건수를 보면 △전라남도 221건 △경남 140건 △전북 132건이 접수됐다. 정근식 진실화해위원장은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137개 시군구에서 신청이 왔다"며 "다만 강원 지역의 신청 수가 적은데, 저조한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장을 방문해 신청을 독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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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보다 인권감수성 높아져…국민적 기대에 부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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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위원장은 "1기가 활동을 종료한 2010년보다 국민들의 인권 감수성이 굉장히 높아졌다"며 "당시는 공권력이나 정치 이념에 따른 피해에 주목도가 높았다면, 지금은 젠더·아동인권 문제를 포함한 사회적 사안도 많은 관심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1호로 신청된 형제복지원 사건도 사회적 측면에서의 집단 권리 침해와 관련된 것"이라며 "신청 사건들을 보면 진실화해위가 과거의 사회적 사건을 어떻게 진상 규명해 제도 개선까지 안착시킬 것이냐는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보이는데,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것을 굉장히 중요한 숙제로 여기고 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기관 성격상 최근 사건들은 조사하기 힘들다. 진실화해위 조사 범위는 '과거사법'에 의해 항일 독립운동 시기부터 권위주의 시기까지다. 정 위원장은 "최근 불거진 아동 인권 문제나 이민자 추방 문제 등도 적극 다룰 것"이라며 "다만 법 규정대로 일제강점기부터 1993년 정도까지의 사건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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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공개 약속…위원 빨리 임명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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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위원장은 "법으로 정한 개인정보, 민감정보는 공개할 수 없지만 조사 결과는 1년에 2차례씩 대통령·국회에 보고하게 돼 있다"며 "조사 공정성 위해 투명성을 보장할 규칙을 마련해 운영중이며, 적어도 2달에 한 번은 언론을 통해 국민께도 공개하겠다"고 했다.

진실화해위는 국회 여야의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9명의 위원 외에 약 80명의 정부 파견 직원, 100여명의 조사관(민간 전문가)로 이뤄진다. 다만 위원 1명이 임명되지 않았고, 조사관 공개 채용까지 앞으로 2달 정도 걸려 공식 조사는 개시하지 못했다.

정 위원장은 "약 50일 동안 위원회 구성이 안 돼 차질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국회에 마지막 한 분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다"며 "유능한 조사관들을 최대한 빨리 채용해 조사를 개시할 것"이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위원회 활동 기간이 3년(1년 연장 가능)인 것에 대해 짧지 않냐는 우려가 있는데, 4+2년으로 바꾸는 법안이 국회 논의를 거치는 중"이라며 "가장 중요한 피해자의 사회적 인정, 심리 치유과 더불어 정당한 배·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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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