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일자리 뺏는다?..고용줄이고 임금상승 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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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산업용 로봇이 빠르게 보급되는 가운데 로봇이 고용 절벽과 임금 동결을 부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빠르게 보급된 로봇이 해당 산업의 종사자를 대체하면서 실질임금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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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에서 산업용 로봇이 빠르게 보급되는 가운데 로봇이 고용 절벽과 임금 동결을 부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로봇이 해당 산업 종사자를 대체하고 실질임금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27일 한국은행이 조사통계월보를 통해 공개한 '산업용 로봇 보급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8년 중 평균 로봇침투도가 1단위 상승할 경우 해당 산업의 종사자수 증가율은 약 0.1%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임금 상승률 역시 로봇침투도가 1단위 상승하면 약 0.3%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로봇침투도는 실제 1000명당 로봇 보급 증가폭에서 부가가치 증가를 감안한 1000명당 로봇보급 증가폭을 뺀 수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빠르게 보급된 로봇이 해당 산업의 종사자를 대체하면서 실질임금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산업별 로봇침투는 2010년 이후 자동차, 전자부품·컴퓨터 등의 산업에서 빠르게 진행됐다. 자동차 산업의 로봇침투도는 2010~18년중 연평균 6.3단위 상승했으나, 식료품, 섬유 산업은 각각 0.05, 0.001단위 상승하는 것에 그쳤다. 실제 산업별 로봇 점유 비중(운용 대수 기준)은 2018년 기준 자동차가 34.2%, 전기·전자(반도체·OLED제외)가 25.0%로 높았다. 특히, 반도체·OLED부문의 로봇 점유 비중은 32.8%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로봇 보급은 다른 국가에 비해 빠르게 진행됐다는 평가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2000년에서 2018년중 우리나라 로봇 운용 대수는 3만8000대에서 30만대로 약 8배 증가하고, 판매 대수는 5000대에서 3만8000대로 약 7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중 세계 전체의 산업용 로봇 운용대수가 75만대에서 243만9000대로 3.2배, 판매대수는 9만9000대에서 42만2000대로 4.3배 증가한 데 비해 증가폭이 크다.
우리나라의 로봇밀집도(1000명당 로봇 대수)도 금융위기 이후 빠르게 확대됐다. 2000년에서 2007년중 연평균 1.26대였으나 2010년에서 2018년중에는 연평균 5.28대로 확대됐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의 일본(0.07→0.12), 미국(0.9→0.93), 독일(1.09→0.89), 대만(0.68→1.5) 등 주요국에 비해 큰 것이다. 그 결과 2018년 우리나라의 로봇밀집도는 전세계에서 싱가포르 다음으로 높은 수준인 77.4대를 기록했다. 글로벌 평균은 9.9대다. 로봇 활용 유인이 큰 산업들이 우리나라 생산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기술발전으로 글로벌 로봇 가격이 하락하면서 우리나라에 로봇이 빠르게 보급됐다는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에도 기술발전으로 로봇의 역할이 꾸준히 확대되고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로봇 보급도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며 "이러한 과정에서 일자리 확대를 위해서는 로봇 보급으로 인한 생산성 증대가 업무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을 적극 발굴하면서 부문간 노동이동(sectoral labor mobility)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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