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길 425km 완주자, 전년대비 71% 증가한 이유
2030 청년 완주자도 배로 늘어
코로나19가 결국 1년을 넘겼다. 팬데믹(세계대유행) 여파는 잠시 주춤하는 모양새지만 안심할 단계는 결코 아니다. 코로나19 장기화는 많은 이들을 우울과 분노, 공황에 빠지게 하며, 이른바 코로나 블루, 레드, 블랙이란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막연하게나마 코로나19가 종식되길 기다리던 이들은 고육지책으로 살길(?)을 찾았다. 고점을 찍었다는 평가를 받던 등산과 캠핑, 차박 등 아웃도어가 사회적 거리두기와 맥을 같이 하며 다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여기에 걷기도 가세하는 분위기다.
지난 한 해 유독 길을 걸은 2030 세대가 많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사단법인 제주올레가 2030 완주자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청년층이 제주올레를 완주하게 된 동기는 도전 후 성취감을 얻기 위해서(64.3% 복수응답)가 가장 많았다.
제주여행의 즐거움(55.7%)과 자아성찰 및 사색(49.6%)을 위해 완주에 도전하는 이도 많았다. 새로운 시작(40.9%)과 휴식 및 건강 회복(38.3%)을 위해 올레길을 걷기도 했다.
최민정(26)씨는 지난해 코로나 19로 인해 올레길을 완주할 기회와 시간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최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시간이 예기치 않게 생겼다”며 “그래서 걷게 된 것이 올레길이었는데 이전에 보고 느끼지 못했던 자연과 풍경, 아름다운 새소리로 마음에 평화와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됐다”고 완주 소감을 전했다.
세계여행을 하려고 퇴사를 했지만 코로나19가 오는 바람에 세계여행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는 문세움(30)씨도 “덕분에 제주올레 길 완주라는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10명 중 6명은 힐링과 사색의 시간(66.1%)이자 도전을 통한 성취감을 맛보는(60.9%) 시간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완주 이후 스스로 달라진 점을 꼽으라고 한 질문에서는 72%(복수 응답)가 정신적인 힐링과 치유를 얻었다고 답했고, 감사한 마음이 생기고 자기애와 자존감이 높아졌다는 응답까지 합하면 완주자 거의 대부분이 정신적 성과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제주올레 완주가 완주자뿐 아니라 제주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시사했다. 완주 이후 달라진 점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10명 중 7명 가까운 완주자가(67%) 제주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깊어졌다고 답했다. 서홍근(33)씨는 “제주도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으나 길을 걷고 나니 제주도가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 됐다”고 밝혔고, 박지윤(38)씨는 “올레길 덕분에 제주를 사랑하게 되고 제주에 정착하게 됐다”고 전했다.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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