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과 통화한 강경화 "이런 사람과 함께 일해야 했는데.."

김지은 2021. 1. 2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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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27일 첫 통화에서 북핵 문제의 시급성에 공감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뒤 한-미 외교장관이 북핵 문제 관련 소통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교부는 "(두 장관이) 북핵 문제가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시급히 다루어져야 할 문제라는 데 공감하고, 이 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 양국 간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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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한-미 외교장관 첫 전화통화
'성격' 표출하는 폼페이오 스타일과 달라
"북핵 문제 시급히 다뤄져야" 공감도
26일(현지시각) 취임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지난 19일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27일 첫 통화에서 북핵 문제의 시급성에 공감했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내 두 장관이 약 30분에 걸쳐 “한-미 관계와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글로벌 사안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우선 블링컨 장관에게 “한-미 관계와 한반도 문제에 이해가 깊은 블링컨 장관의 취임을 환영한다”는 정부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 이에 블링컨 장관은 “임기 중 한-미 동맹을 앞으로도 더 굳건히 발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외교부는 “(두 장관이) 북핵 문제가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시급히 다루어져야 할 문제라는 데 공감하고, 이 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 양국 간 긴밀히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후변화, 코로나19 등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한-미 동맹의 지평을 확대시켜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덧붙였다.

그간 외교가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코로나19와 경제 회복 등 국내 문제 해결에 당분간 여력이 없을 것이며 외교 문제에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귀 등에 먼저 집중하느라 북핵 문제가 우선 순위에서 밀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일단 이날 통화에서 블링컨 장관이 먼저 북핵 문제를 언급하며 ‘시급한 사안’(Urgent matter)이라고 한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 다만 블링컨 장관의 취임으로 미국의 본격적인 대북정책 검토가 이뤄질 예정이어서 구체적인 정책이 모습을 드러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미 국무부도 이날 통화 뒤 낸 보도자료에서 “(두 장관이)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지역과 전 세계 평화와 안보, 번영의 핵심축(linchpin·린치핀)인 한-미 동맹의 지속적인 힘과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이어 “블링컨 장관이 미·한·일 3자 협력 지속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북핵 비핵화에 대한 지속적인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동맹 강화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약속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오바마 2기 행정부에서 미 국무부 차관을 지낸 블링컨 장관은 당시 여러 차례 열렸던 3국 외교차관협의의 경험을 떠올리며 ‘다시 활성화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고 한다. 2015년 4월 워싱턴에서 처음 열린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는 2016년 2차 협의회 개최 뒤부터 대략 3개월 간격으로 진행되다가 2017년 10월 7차 협의회를 끝으로 열리지 않았다.

미 국무부는 앞서 한 모테기 도시마쓰 일본 외무상과의 통화에서도 블링컨 장관이 “미·일·한 협력 지속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 모두 이 부분은 보도자료에 포함하지 않았다.

한-미 외교장관은 또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등 동맹 현안들이 원만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공감하는 한편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임명되면 고위급 교류를 진행하기로 했다.

한편 강 장관은 이날 블링컨 장관과 통화를 마치며 “이런 사람과 함께 일했어야 했는데…”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스갯소리로 한 말이지만 강 장관이 2년 9개월 동안 호흡을 맞춰온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 국무부 장관과 극명하게 갈리는 ‘스타일’ 때문이었을 것이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지난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 뒤 전화를 강 장관에게 걸어와 남북군사합의서 관련한 불만을 쏟아놓는 등 ‘성격’을 종종 드러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언론은 당시 폼페이오 전 장관이 강 장관에게 ‘욕설에 가까운 거친 언사’로 불만을 토로했다고 전했으나, 외교부는 ‘정중한 어조로 문제 제기가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외교부 쪽에서는 이 상황을 두고 “폼페이오 장관이 성격이 급해서 벌어진 일”이라거나 “폼페이오 장관이 미 국방부로부터 남북군사합의서에 대해 전해 듣지 못한 데 대한 짜증을 부렸다”는 식의 묘사가 나왔다. 그럼에도 두 장관은 수시로 문자를 주고받는 등 비교적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고 한다. 곧 장관직을 내려놓을 강 장관에게 “매너 좋은” 블링컨 장관과의 소통은 인상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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