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최악의 폭군" 블링컨 美 국무장관 취임..'대북정책' 변화 주목
바이든 최측근이며 외교안보通으로 유명해
과거 金에 대해 "최악의 폭군" 칭하며 적대감
동맹중시-다자주의 기조의 新 북핵해법 기대
美전문가들, 北 도발 전에 대북정책 만들어야
[파이낸셜뉴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인준 절차를 마치고 26일(현지시간) 취임, 공식적인 업무에 돌입한 가운데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가 주목된다. 블링컨 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과거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는 국무부 부장관,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을 역임한 '외교안보통'이며, 한반도 및 아시아 지역 정세에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정부는 동맹중시와 다자주의를 정책의 기본적 토대로 삼고 있기 때문에 '블링컨 국무부'가 주도하는 대북정책, 즉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도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 비해 상당한 차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정부는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을 통해 "한미관계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이해가 깊고, 풍부한 경험과 탁월한 리더십을 갖춘 블링컨 국무장관 취임을 계기로 한미 동맹이 더욱 굳건히 발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장관 지명자 시절이던 지난 19일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대북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를 할 것"이라면서 "북한은 미국의 행정부들을 괴롭혀 온 어려운 문제이자 더 나빠진 문제"라고 밝혔다.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이 성과없이 실패했고 북한은 미국 외교의 도전적 요소라는 것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는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 압박을 늘리는 것과 또 다른 외교적 방안이 가능할 지 등을 살펴볼 것"이라면서 “이런 작업은 동맹과 협력국, 특별히 한국과 일본 그리고 다른 나라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모든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이 밝힌 구상에 따르면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거 한국과 미국, 북한, 일본, 중국, 러시아가 참여하는 6자회담 체제 복귀도 가능다. 하지만 6자회담 체제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고, 트럼프식(式) 탑다운 방식의 대북접근 역시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아직 예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다만 블링컨 장관과 바이든 대통령의 대북인식과 기본 성향을 고려하면 미 국무부가 북한에게 끌려다닐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 장관은 대선 전인 지난해 9월 미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를 '세계 최악의 폭군 중 한 명'이라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김 총비서와 북한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이다. 그는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해 10월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토론에서 "한반도는 핵이 없는 지역이 돼야 한다"면서 김 총비서를 '깡패(thug)'라고 불렀다.
한편 미국 내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바이든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정권 초반 안정을 위해 북한 문제를 우선순위에서 미룰 수 있다는 것을 경계하며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대북정책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도발을 감행하기 전 미국이 상황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먼저 도발하면 미국도 대응하는 수준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전에 대북정책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역사적으로 볼 때 북한은 무기 실험이나 다른 불행한 일들을 감행하는 방식으로 취임 초기에 있는 미국 대통령들에게 많은 시간을 주지 않아왔다"면서 바이든 정부가 조급할 필요는 없지만 이른 시기 대북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미 테리 CSIS 선임연구원 역시 "북한의 8차 당 대회와 열병식을 지켜 본 뒤에 북한이 점진적이고 체계적으로 대미 압박을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매우 커졌다”면서 “북한의 도발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바이든 행정부는 현안이 많더라도 북한 문제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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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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