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휴일 소아청소년과 진료 고민 '말끔하게 해결'

조강희 기자 2021. 1. 27.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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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운 통영 SCH서울아동병원 원장 "알록달록 가운 입고 진료실에는 캐릭터 커버 씌워"

【베이비뉴스 조강희 기자】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지정된 통영 SCH서울아동병원. ⓒ SCH서울아동병원

늦은 밤이나 휴일에 아이가 갑자기 아플 때 문을 여는 병원이 없다면 부모는 당황한다. 종합병원 응급실은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고, 진료비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야간이나 휴일에도 안심하고 진료받을 수 있는 '달빛어린이병원'은 2014년 9월부터 보건복지부가 공모를 통해 선정하고 운영하는 어린이진료센터다. 

특히 응급실보다 비용 부담을 적게 하고, 필수 검사 등 사전절차 없이 일반 소아과 진료와 똑같이 외래진료 의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대기시간도 크게 줄어들었다. 응급실에 갈 필요는 없지만 야간에 병원에 가야 하는 어린이 환자는 달빛어린이병원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통영 SCH서울아동병원(대표원장 노경운)은 2012년 경남 통영 최초의 아동전문 병원으로 개원했다. 평일 오전 9시부터 밤 11시까지, 토요일과 공휴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요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운영된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호흡기 및 발열 환자들이 안전하게 진료 받을 수 있는 전문 클리닉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통영 SCH서울아동병원이 지난 2019년 지역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지정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개원 당시 경남 통영 지역은 출생아가 감소하고 지역 경제가 침체 국면이어서 특히 소아청소년과 야간진료 또는 소아전문응급실 등을 운영하는 병원이 전무했다. 

이 때문에 통영 출신인 노경운 원장이 나서 통영 최초 아동전문병원인 서울아동병원을 개원하게 된 것. 개원 초기에도 오전 9시에 문을 열어 직장에 다니는 엄마아빠와 갑자기 아픈 어린이들을 위해 평일 오후 8시까지, 토요일 오후 4시까지,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오후 1시까지 진료를 했다. 

노경운 원장은 공중 보건의 시절을 합쳐 의사로서의 거의 모든 기간을 통영에서 보냈을 정도로 지역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그랬던 그가 통영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을 역임한 이후, 통영 SCH서울아동병원을 개원한 것. 개원 후 지난 2017년 현 위치인 무전동으로 이전해 1인실과 다인실을 포함해 59병상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노경운 원장은 "통영 지역에서 평일 야간과 휴일에도 지역의 소아 청소년 환자가 어렵지 않게 진료 받을 수 있는 편리한 의료 환경을 제공하고자 참여하게 됐다"며 "이전에는 이 같은 병원이 없어 민원이 많았지만, 야간과 휴일에도 진료하는 어린이 청소년 전문 병원이 생겨 주민 만족도가 높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더구나 일반 응급실은 영유아 진료를 거부하는 상황이 잦아서 야간이나 휴일에는 아이가 아플 때 대학병원이 있는 진주, 창원 등 인근 도시로 나가야 하는 불편을 겪기도 했다. 진료를 거부하지 않더라도 응급실에 소아과 전문의가 없어 진단을 내리지 못한 채 통영 SCH서울아동병원으로 온 경우도 많다. 

"하루는 허리를 못 펼 정도로 배가 아픈 아이를 들쳐 업고 뛰어오신 부모님이 계셨어요. 이미 다른 병원 응급실에도 다녀오셨지만 별 이상이 없다고 하더라는 거예요. 다시 진찰을 하다가 문득, 그 나이 정도 된 아이들이 변비를 겪는 경우가 많았던 게 생각났어요. 그래서 관장을 해 봤습니다. 다행히 시원하게 변을 보고는 씻은 듯이 나아서 집으로 보냈습니다. 어른들을 진찰하는 의사와 아이들을 진찰하는 의사는 달라야 한다는 걸 실감했죠."  

통영 SCH서울아동병원의 달빛어린이병원 현판. ⓒ SCH서울아동병원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운영하게 된 것도 지역 주민의 불안감 해소를 위한 것이다. 열이 있어서 다른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를 분리해 진료하면서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의의가 있다. 노경운 원장은 "의료기관을 감염으로부터 보호해 지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전한 입원환경을 조성해 더 나은 의료이용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원장은 서울아동병원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환아들을 만나고 있다. 어린이들은 어른들과 달리 병원이라는 말이나, 분위기 그 자체를 공포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얀 의사가운과 소독약 냄새는 아이들의 공포심을 더욱 크게 유발하는 요소다. 이 때문에 막상 부모님이 설득에 설득을 거듭한 끝에 진료를 받으러 오고 나서도, 진찰과 치료를 일체 거부하면서 울음을 터뜨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아이들이 하얀 의사 가운을 보면 진료하기도 전에 겁에 잔뜩 질립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알록달록한 상의를 입고, 진료실 침상도 역시 캐릭터가 그려진 커버를 씌웠어요. 진료실 이름도 '노랑방' '파랑방' '빨강방' '주황방' 하는 식으로 바꿨죠. 확실히 아이들이 훨씬 편안해 하더라구요. 혹시 몰라서 사탕 같은 먹을거리도 마련해 놨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도 저 방법도 안 되는 친구들이 없진 않아요. 백약이 무효라고나 할까요. 그런 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다음에 만날 기회를 잡아야겠죠."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지정된 뒤 통영병원의 이용자 만족도는 매우 높아졌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늘 진료를 하고 있고, 엑스레이나 혈액검사, 각종 수액치료 등 주간 진료와 야간 진료가 다를 바 없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안정적인 진료 환경을 갖추고 있어 지역 아동의 건강을 지키고 지역민의 고충을 해결하는 맞춤형 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통영 SCH서울아동병원 등 야간진료와 휴일진료를 제공하는 달빛어린이병원이 하는 가장 큰 기능은 지역 주민의 불안감 해소다. 노 원장은 "갑자기 밤이나 주말에 아이들이 아플 때, 목적지를 정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된다는 주민들이 많다"며 "지역사회의 까다로운 민원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조했다는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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